[통일포럼]자유로운 정보유통이 북한 변화를 이끈다

[통일포럼]자유로운 정보유통이 북한 변화를 이끈다

 한반도에 조성된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은 미국과 공조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고, 북한은 연일 한반도 전쟁 불사론으로 벼랑 끝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미가 공조해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의 도발과 전쟁을 막고 북한을 국제사회의 룰을 지키는 정상국가로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대북 강경책이 과연 북한의 변화와 개혁·개방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다. 실제로 지난 1, 2차 북핵 위기에서 대북 압박정책이 결코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했다. 더욱이 현재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와 이제 막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을 시작한 불안정한 시기다. 이에 대북 강경책이 자칫 예기치 못한 한반도 위기상황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돌이켜 보면, 올해 초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북한은 이명박 정부 수립 이후 지속되어 오던 대남 비방을 중단하고 대남 유화책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이 때문에 현 정부 들어 경색되었던 남북관계가 해빙되나 하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천안함 사태로 다시 남북관계는 경색되었고,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보유 선언과 더불어 연평도 포격사태로 지금은 남북이 벼랑 끝에 서 있는 형국이다.

 그나마 이번 사태 이후 의미 있는 북한 내부의 변화 징조들이 포착된 것은 다행스럽다. 예컨대, 연평도 포격사태가 발생한 당일 김일성대학 학생들이 멀리 함경북도에까지 그 소식을 공중전화를 통해 전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TV와 신문, 제3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해 주민에게 전달하는 내용이 모두 당의 사전검열을 받기 때문에 정보의 내용과 전달 시기는 북한 당국이 조율한다. 그래서 북한 주민에게 각종 국내외 소식이 전달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번 연평도 사태는 거의 실시간으로,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소식이 북한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는 후문이다. 이는 북한 당국이 정보의 흐름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지만 완전히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남북한 일촉즉발 긴장 속에도 이미 북한 사회에는 남한 드라마와 영화 등이 CD·DVD 등의 매체를 통해 널리 퍼져 있고, 특히 당 간부들의 남한매체 시청이 늘고 있으며, TV뿐만 아니라 휴대폰까지도 한국산 제품들이 북한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철저한 통제 속에서도 북한 사회는 점진적으로 정보화의 물결이 확산되어가고 있다. 특히 정보 전달 수단의 다양화는 북한 당국이 더 이상 중앙집권식 정보통제 체계인 ‘사회주의 체신’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임을 말해준다. 북한 체제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의 통제다. 체제위협이 되는 정보의 경우 철저하게 차단하고 통제함으로써 북한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어느 틈인가 정보유통이 북한 당국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을 개혁·개방을 통해 정상국가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대북 강경책만이 아니라, 북한 내에서의 자유로운 정보유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북한의 변화는 이처럼 북한 내 정보의 흐름이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시작될 것이며, 진정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박문우 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연구원·북한학 박사parkmunwoo@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