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떠니 장사되네"…스토리 마케팅 활발

"세 아이 키우다 보니 짜증이 물밀듯, 머리 모양 하나 바꾸니 기분 전환 되네요", "결혼기념일인데 남편은 아직이네요, 남편 카드로 지를래요" "신랑아, 저것 봐! 다 사준다! 나도 사줘!"

지난달 25일 늦은 밤,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판매 중인 TV홈쇼핑 화면 하단에 친구들끼리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수다를 떠는 것 같은 자막이 쉴 새 없이 흘렀다.

GS샵이 매주 금요일 밤 10시50분부터 2시간 동안 방송하는 프로그램 `쇼앤쇼`다.

이 프로그램은 쇼핑 호스트들이 일방적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주입하는 보통의 홈쇼핑 방송과 달리 쇼핑호스트와 고객이 휴대전화 문자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사연을 이끌어내면서 브랜드나 상품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고객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GS샵 `쇼앤쇼`의 자막은 쇼핑호스트에게 상품에 관해 묻는 문자 메시지와 제품을 먼저 사본 고객들의 상품평으로 시작하다가 점점 쇼핑호스트와 고객들 사이의 떠들썩한 수다로 바뀐다.

`쇼앤쇼`를 진행하는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원더브라` 방송을 할 때 둘째 출산 경험을 얘기했더니 `원더브라 때문에 셋째 생기겠어요`라는 문자가 바로 오더라"며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반응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새로운 홈쇼핑 방송 틀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닷컴 역시 단골손님을 위한 `단골카페`, 화장품 사용자들을 위한 `올댓 뷰티` 등 사이트 내에 고객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쇼핑뿐 아니라 생활과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런 `수다형 쇼핑`에 여성만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롯데닷컴이 올 1월 남성쇼핑 전문관 `롯데맨즈` 내에 연 전용 커뮤니티 `미스터리(Mr. LEE)`에도 매주 300~500명이 글을 올려 관심사와 트렌드를 공유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이렇게 고객 소통형 판매방식을 강화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수다`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GS샵 `쇼앤쇼`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려면 정보이용료 100원을 내야 하는데도 방송 1차례당 문자 1천500~2천건이 쏟아지고 있으며 시청률과 상품 매출이 동시간대 다른 프로그램보다 20% 이상 상승했다.

롯데닷컴은 `올댓뷰티` 커뮤니티가 매주 1천명 가까운 여성들의 솔직한 상품평과 V라인 연출 노하우, 바쁜 출근시간 화장법 같은 뷰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화장품 구매자들 사이에서 `업계 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롯데닷컴 이유리 과장은 "쇼핑과 생활은 매우 밀접하므로 고객 입장에서는 쇼핑·생활 정보와 노하우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 기업 역시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영업에 반영할 수 있어 커뮤니티를 늘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