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하이닉스채권단에 ‘확실한 신주 발행 명시’를 요구했다.
그동안 신주 발행이 필요하다는 입장 표명에서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인 것이다.
10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채권단이 구주와 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수의향서 모집을 앞두고 발표했던 매각 공고와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라며 “당시 공고에는 신주 발행을 추진한다고 확실하게 못 박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채권단 측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신주 발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신주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채권단도 약속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신주 발행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로 인수 후 안정적 경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이닉스 부채비율이 43%인 반면 동종 경쟁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은 17%이며 에비타(EVITA) 대비 비율도 큰 차이가 있다”며 “대만 반도체 기업보다는 양호하지만 하이닉스를 인수한 이후에 안정적 경영을 위해서는 신주발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경쟁사인 일본의 엘피다가 최근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해 701억엔의 자금을 확보한 만큼 하이닉스도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들이 인수 의지를 강하게 보이자 채권단이 처음과 달리 보유 지분을 많이 매각하려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매각 공고 당시 신주 발행이 하이닉스 재무구조 개선과 장기적 발전에 목적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처음 약속대로만 이행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채권단이 구주 인수 비율을 높게 제시한 기업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소위 ‘구주 프리미엄’도 반대한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기준에서 구주 프리미엄과 신주 발행 비율을 낮게 책정할 경우,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배수의 진을 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예비 실사 중에 내부 분석 자료를 내놓으면서 강하게 의사를 표명하는 배경에는 인수전 경쟁상대인 STX가 구주 인수 비율을 높일 것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