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리더]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111/211982_20111124134322_366_0001.jpg)
“오늘 ‘빅 데이터’라는 화두를 던졌는데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효과가 나오도록 연구를 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나라에 앞설 수 있습니다.”
이달 7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정보화전략위원회는 앞서 정부가 ‘폭증하는 데이터(빅 데이터)’를 경제적 자산으로 정책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빅 데이터 활용이 개인, 기업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이 시대 도래를 내다보고 정부에서 업계를 챙긴 인물이 있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한응수 원장이다. 데이터 관리 중요성을 그는 사례를 들어 소개했다. “숫자 36.5만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체온 36.5도는 다릅니다. 그게 단순 데이터와 정보의 차이입니다.”
좀 더 쉬운 설명을 덧붙였다. “과거에는 버스 배차간격 10분이라는 정보만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데이터가 관리되면서 정류장에 버스가 몇 분 후 도착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나왔습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스마트기기가 대거 등장하면서 DB를 활용해 비즈니스 기회가 크게 늘어났다. 손 원장은 DB를 ‘돈(자금)’에 비유했다. “돈이 흐르면서 다양한 금융 파생상품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데이터가 쌓인 DB가 움직이면서 이를 가공한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여기에서 일자리가 나옵니다.”
정부가 보유한 공공DB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각 부처와 기관이 보유한 고급정보를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대한 저작물에 비해 신탁기관에서 관리하는 저작물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러다보니 저작물을 원천소재로 하는 DB나 콘텐츠 사업자 30%는 저작권자를 찾지 못하고, 이용 허락을 받지 못합니다. 저작물을 이용하지 못하면서, 창작물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흥원은 내년부터 저작권 신탁관리나 공유저작물 유통을 활성화에 나선다. 민간에서 공공DB를 보다 편리하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사 결과 DB나 콘텐츠 사업자 51% 이상은 공공저작물 활용을 희망한다. 이를 위해 공공저작권에 대한 신탁관리기관 허가도 받았다. 저작권 신탁관리 사무국을 신설, 공공저작물 이용을 희망할 경우 신청을 받는다. 저작권이 만료된 저작물 수집체계도 만들었으며, 저작권 나눔·기증 캠페인도 전개했다. 무심하게 지나치고 사라질 수 있는 저작권을 모아 활용해 보겠다는 것이다.
DB 품질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데이터웨어하우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 다양한 데이터 활용 시스템이 구축됐지만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원장은 명확치 않은 비정형화된 데이터가 주류를 이루는 빅데이터 시대에는 데이터 품질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당장 저품질 데이터로 초래하는 연간 비용이 47조원에 달한다. 이 비용은 데이터량이 증가할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원장은 “우리나라 DB오류율은 약 5%로 DB품질 수준이 5레벨을 최고로 봤을 때 1.2레벨에 불과하다”면서 “진흥원이 DB품질 진단을 실시하고 있고, 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관리방법론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DB분야 우수 인재 부족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자체 조사결과 2014년까지 기업에 DB관련 2만7000여명 인력이 필요한 반면, 대학에서는 많아야 1만5000명만을 공급한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진흥원은 인력 수급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계와 학계 연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별 DB전문가 멘토링 제도를 마련했고, DB산업 인적자원개발 협의체도 운영 중이다. 급변하는 기술을 교수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연수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DB산업 중요성이 커지면서 여러 부처·기관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나타낸다. DB가 SW산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DB산업 진흥·육성에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원장은 “부처 이해관계가 엇걸릴 수는 있겠지만, 크게 봐서는 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DB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SW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DB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DB산업협의회 결성을 주도했다. 설립한지 2년이 지나가는 협의회는 데이터베이스진흥원 지원으로 서비스·컨설팅·솔루션분과가 운영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데이터베이스산업진흥법(김을동 미래희망연대 의원 대표 발의) 제정 작업에도 한 원장은 큰 힘을 실었다. 행정고시 22회로 오랜 공직 경험에 비춰볼 때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계의 단합 그리고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법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기관이 우리나라 DB산업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애플리케이션 등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겠습니다. 발전하는 DB시장에서 우리 진흥원이 주체로 개인, 기업이 여러 DB와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한 원장은 생활 속에서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실천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기관의 크고 작은 행사 모두를 챙길 것을 주문한다. 이것이 중요한 데이터로 훗날 중요한 자료가 되고 아이디어와 정책, 비즈니스의 단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신념을 홍보 업무를 주로 했던 공직에 있을 때부터 느꼈다. “홍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입니다. 정보를 차단하려는 순간 문제가 발생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장으로 정직의 중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경력>
한응수 원장은 1954년 경기도 남양주 출신이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마쳤다. 행정고시 22회로 관직에 입문했으며 공보처 방송과장·문화과장, 시카고·뉴욕총영사관 홍보관, 국정홍보처 미디어지원단장,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콘텐츠기획관을 역임하는 등 공보 전문가로 통한다. 2009년 6월 초대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으로 취임, DB산업이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는데 일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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