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쉬운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제품·소셜커머스·통신결합상품 등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새로 마련했다.분쟁 해결을 위한 규제 당국의 합의·권고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사업자는 분쟁 소지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업계 현실에 대한 이해는 부족해 아쉽다.

 TV·냉장고·세탁기·휴대폰 등 부품 보유 기간을 둘러싼 분쟁이 잦은 품목에 대한 규정을 바꿨다. 제품 생산 중단 시점부터 1년씩 기간을 연장해 소비자 권익을 늘렸다. 산정 시점을 생산중단 때로 잡아 제품을 일찍 산 소비자에 이익이다. 다만 부품 보관·부대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담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거나 엉뚱하게 중소 부품협력업체에 전가될까 걱정된다.

 전자산업진흥회를 비롯한 업계도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업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결론을 내린 것인지 의문이 든다. “협의 했으되 합의에 이르지 못했는데 공정위가 밀어붙여 유감”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공정위가 애초 예정안보다 완화했다고 하지만 산업계 고충을 더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겠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나 통신결합상품 계약을 위약금 없이 해지할 수 있는 기준을 소비자에게 더 이롭게 개정한 것도 눈길을 끈다.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업계는 그러나 ‘중복 규제’를 걱정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미 규제하는데 공정위까지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소비자와 사업자 간 분쟁은 사회적 비용을 야기한다. 명확한 기준을 세워 분쟁을 빨리 해결하는 게 모두에게 이롭다. 그렇다고 해서 사업자 일방의 고통을 요구해서야 되겠는가. 그 고통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도 있는 터라 더욱 신중해야 한다. 공정위의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나 지나치면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