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NO, 탈출구를 찾아라]<2>무늬만 이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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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VNO서비스에 가입한 M씨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MNO) 통신망을 그대로 빌려 쓰는 MVNO라고 해서 가입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해외에 나갈 때 로밍도 되지 않는데다 이제는 새롭지도 않은 기능인 컬러링 서비스조차 제공되지 않는다. 시내에 널려있는 와이파이존도 M씨에겐 그림의 떡이다.

MVNO 서비스가 자칫 무늬만 이동통신 서비스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기존 MNO 가입자에겐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부가서비스와 혜택이 MVNO에선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저렴한` 상품이라는 이미지가 앞서는 MVNO로서는 가격뿐 아니라 품질마저 기존 MNO에 비해 열등 서비스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위 MNO SK텔레콤을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로 지정하면서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할 MVNO 서비스로 음성통화, 데이터통화, 단문메시지(SMS) 등 세 종을 규정했다. MVNO는 이들 세 서비스를 법적인 보호 아래 제공받을 수 있다.

문제는 기본 서비스를 제외한 부가서비스다. 부가서비스는 MVNO와 MNO 간 자율협상을 통해 유료 또는 무료로 MVNO에 제공된다. 지난해 자율협상을 통해 발신번호표시, 통화중대기, 멀티미디어메시지(MMS), 영상전화 등이 MVNO에도 개방됐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것이 컬러링과 국제로밍이다. 컬러링은 휴대폰 사용자가 자신의 연결통화음을 음악이나 재미있는 음성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이미 보편화된 서비스다. 국제로밍 역시 과거에는 일부 소수 이용자를 위한 특별기능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사실상 필수적인 기능으로 해석되는 서비스다.

MVNO 관계자는 “국제로밍을 1년에 한번 이용하는 가입자라도 해당 기능을 `지원한다`와 `지원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큰 차이를 지닌다”며 “MVNO로 전환하는 데 심리적 걸림돌이 된다”고 전했다. 300여개에 이르는 부가서비스 중 보편화된 서비스는 유료 또는 무료로 공유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와이파이도 MVNO를 열위적인 서비스로 인식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와이파이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지만 MVNO 가입자에겐 제한적으로 제공된다. 의무제공사업자 SK텔레콤은 MVNO에 개방하지 않았고, KT 계열 MVNO는 특정 요금제 위주로 제공한다.

한국MVNO협회는 “와이파이는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서비스”라며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못하면 MVNO가 열등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MVNO협회가 최근 건의서를 통해 MVNO가입자가 MNO 3사 와이파이를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한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MNO 3사가 와이파이를 경쟁력으로 인식해 자사 가입자에게만 제공하는 상황에서 MVNO 가입자 모두에 개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MVNO에 이동통신망을 빌려준 MNO에 한해 와이파이 개방을 유도하고, 유료·무료 여부는 자율협상으로 정하는 것이 대안으로 꼽힌다.

※자료:한국MVNO협회(의무제공사업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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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