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316)마이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뜬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한계는 별로 친하지 않거나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자신의 일상 또는 그에 관한 이미지, 동영상을 공유해야 한다는 데 있다. 물론 이걸 한계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SNS 공간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대두되면서 SNS의 이같은 한계를 마냥 외면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당초 친구나 회사 동료 몇명과 `친구` 관계를 맺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친구의 친구 등으로 네트워크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익숙치 않은` 상황을 맞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사람이 다수의 계정을 만들어 네트워크를 관리하기도 하지만 점점 수고스러운 일이 되고만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패쓰(Path), 패밀리리프(FamilyLeaf), 페어(Pair) 등 마이크로 또는 수퍼 마이크로 규모의 SNS들이 기존의 SNS의 한계를 뛰어넘는 서비스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들 마이크로 SNS는 가장 친한 친구나 친척 등 소수의 사람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려는 사용자들을 위한 SNS라는 점에서 기존 SNS와 차별화된다.

미국 연구 조사업체인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미국인들은 평균 245명의 친구를 갖고 있다. 이는 `던바수`를 넘는 것이다. 옥스퍼드대 인류학과 교수인 `로빈 던바(Robin Dunbar)`에 따르면 사람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숫자는 150명이 한계라고 한다. 이게 바로 `던바수`다. 150명의 넘는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 형식적인 관계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것. 던바 교수는 신뢰관계를 가질 수 있는 친구는 50명, 좋은 친구는 15명, 가장 친한 친구는 5명이 한계라고 규정했다.

뉴욕타임즈가 소개한 마이크로 SNS 가운데 `패쓰`라는 사이트 최대 150명과 친구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원래 50명으로 제한했으나 지난해 150명으로 늘렸다. 패쓰 사용자의 평균 친구숫자는 40명이다. 친구수가 적기때문에 잘못된 메시지나 의도하지 않았던 메시지가 여러 사람에 의해 공유되는 걸 막을 수 있다.

`패밀리리프`는 아예 가족으로 제한한다. 가족내 특정인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할 수 있으며 게이트키퍼는 가족들을 폐쇄 네트워크에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가족들 사이에서만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때문에 보다 은밀한 얘기를 풀어놓을 수 있다. 이제 설립 2달도 채 안됐다. 웨슬리 자오와 아제이 메타라는 두명의 젊은(19세) 창업자가 만든 사이트인데 Y컴비네이터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멘토 역할도 해준다.

패밀리리프 공동 창업자인 아제이 메타는 “어머니와 할머니는 기술에 전혀 문외한이고, 페이스북을 사용할 줄 모른다. 하지만 패밀리리프를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만큼 쉽게 사이트를 설계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마이크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어`는 아예 자신과 `또 다른 한사람`만을 위한 SNS다. 애인, 부자, 부녀, 친한 친구간에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오직 둘 사이에서만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때문에 다른 사이트와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인과 온라인상에서 같이 그림을 그리거나 일정을 공유하는 게 가능하다. 스마트폰 버튼을 누르면 자신의 위치를 상대방과 공유할 수도 있다. `엄지 키스(Thumbkissing)`라는 기능도 제공한다. 엄지로 스마트폰 스크린을 누르면 두사람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진동하는 것이다. 현재 아이폰용 앱만 출시됐는데 사용자가 1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애인과 헤어지면 다른 사람과 네트워크를 만들수 있다.

이들 마이크로 또는 수퍼마이크로 SNS는 기존 SNS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사용자층을 공략하면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즈에 이 원고를 기고한 란달 스트로스 산호세주립대 교수는 기존 SNS와 마이크로 SNS가 상호 배타적이기 보다는 상대서비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