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거버넌스 새판을 짜자] <7>콘텐츠 부처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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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방송콘텐츠 예산 지원 현황

#1.방송 제작사 A사는 2008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 9900만원를 지원받아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제작했다. 그런데 A사는 이듬해 한국콘텐츠진흥원가 진행하는 방송콘텐츠 제작지원업체로도 선정돼 1억7500만원을 지원받았다. A사는 이후 2008년에 이미 방영했던 작품의 제목을 바꿔 그 결과물을 콘진원에 제출했다가, 감사원 감사(2011년 5.31)에 발각됐다. 감사원은 2년 간 보조사업 지원참여를 제한하도록 하고, 사업자 선정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시정요구했다.

콘텐츠 업무는 2008년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정보통신부에서 문화관광체육부로 이관됐다. 문화부는 정보통신부의 전략소프트웨어과를 넘겨 받았다. 정부 출범당시인 2008년 콘텐츠 업무가 문화부로 일원화 된 것이다. 산업환경이 변화면서 콘텐츠 정책을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구분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콘텐츠를 받은 문화부는 2010년 기존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 발전법`을 `콘텐츠산업 진흥법`으로 전면 개정하는 등 법 제도를 정비했다. CT연구소 설립 및 차세대 융복합 콘텐츠 발굴에도 적극 나섰다.

하지만 산업계 및 학계 일각에서는 콘텐츠 개념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일부 혼란과 혼선이 있었다고 평가한다.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모 대학 교수는 “특히 방송용 콘텐츠에 대한 정리가 안 된 부분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여전한 부처 간 관할권 갈등 및 중복투자=현 정부 들어서도 부처 이기주의와 중복투자는 풀어야 할 숙제였다. 콘텐츠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방송콘텐츠는 4년이 지났지만,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대표적 분야다.

문화부와 방통위는 업무조정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두 기관은 각각 방송콘텐츠 제작, 인력양성 및 해외 수출 지원사업을 벌였다. 주로 독립제작사는 문화부가, 방송사업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원을 담당했다. 이러다 보니 유사방송 콘텐츠에 대한 중복 지원이 이뤄진 것이다. 독립제작사와 방송사업자가 공동 제작하거나 일괄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방송콘텐츠가 제작되는 상황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방송콘텐츠 예산 지원 현황

한류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도 진행 중이다. 외교통상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해외문화홍보원을 두고 관할권 전쟁을 벌였다. 두 부처는 또한 `문화교류`에 관해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가 대외 문화교류와 관련해 총괄지휘를 하려고 법개정을 추진하자, 문화부가 발끈했다. 결국 외교부가 추진했던 문화교류 특별법안은 18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문화부는 하지만 19대 국회에서 이 같은 충돌이 또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화부, 콘텐츠 업무를 품다=이 같은 부처 간 관할권 및 주도권 싸움에도 불구하고 4년간의 콘텐츠 산업을 육성한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지난 4년간 콘텐츠 산업 분야에서는 적잖은 성과가 있었다. K팝 한류가 대표적이다. 최보근 문화체육관광부 디지털콘텐츠산업과장은 “문화예술 관광 해외홍보 등 문화부 내 다른 영역과의 협력이 이뤄지면서 정책시너지 효과가 발휘됐다”며 “한류 해외공연의 기폭제가 된 SM엔터테인먼트의 프랑스 파리 공연 역시 현지 한국문화원과 관광공사의 지원으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산업의 시장규모 역시 확대됐다. 지난 2008년 23억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2011년 42억달러로 증가했다. 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역시 2008년 3081억원에서 2012년 5343억원으로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에도 콘텐츠 예산을 대폭 늘린다. 대중문화콘텐츠 산업은 지난해 190억원에서 294억원으로, 3D콘텐츠 산업은 지난해 75억원에서 올해 120억원으로 늘린다. 지난해 예산에 없었던 신규 예산도 눈에 띈다. 스마트콘텐츠 산업 육성에 110억원, 콘텐츠창의인재 동반사업에 45억원을 투입한다.

콘텐츠 산업의 시장규모 확대

◇차기 정부 문화정책 방향은?=현재 콘텐츠 주부무처인 문화부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고, 정부 정책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조직이 분리돼 있어 콘텐츠-기기-네트워크-플랫폼 산업의 경쟁력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콘텐츠 산업이 기기 플랫폼에 영향을 받지만, 콘텐츠의 경쟁력은 그 자체가 아닌 스토리 창의성 재미 및 감동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설명이다.

가령 한류를 통해 콘텐츠 수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현 정부 들어 문화부의 국내 콘텐츠 산업육성정책의 결과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보근 문화부 과장은 “단일 부처에서 C-N-P-T 산업을 담당한다고 해서 콘텐츠 산업 중심의 ICT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 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가 발전하고 플랫폼이 다양화 될수록 콘텐츠가 중요하며 콘텐츠 중심의 생태계를 총괄하는 정책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장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스마트TV 등 스마트 생태계 출연으로 콘텐츠를 따로 분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무게를 얻고 있다. 대부분의 디지털 콘텐츠가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고, 스마트기기를 통해 구현되는 만큼 콘텐츠도 네트워크·플랫폼·단말 등과 어우러진 생태계 차원에서 활성화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ICT 독임부처 부활을 주장하는 진영에서도 콘텐츠를 분리하면 ICT 독임부처는 무의미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구글·애플·아마존 등 글로벌 ICT업체들이 앞다퉈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그동안 단말 개발에만 전념해온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도 콘텐츠 중요성에 눈을 뜨고 있다.

콘텐츠 개발의 원천인 창의성을 보장하면서도 단말·네트워크·플랫폼 등과 어우러진 생태계까지 활성화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ICT거버넌스 새판을 짜자] <7>콘텐츠 부처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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