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2030]<4>미래 미디어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킨다

마샬 맥루한은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 했다. 맥루한 생각대로 세상에 미디어가 아닌 것이 없다. 옷은 피부의 확장이므로 일종의 미디어다. 말과 글은 인간의 생각을 표현하고 확장하기 위한 미디어다. 기술 발전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TV방송은 인간의 시각능력을 확장한 미디어다.

[퓨처 2030]<4>미래 미디어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킨다

인간의 발은 자동차로 확장돼 자동차는 미디어화 되어 가고 있다. 이동성이 보장되는 DMB와 스마트폰 같은 이동형 미디어도 발의 확장이다. 새로운 미디어로 개발되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는 인간 손을 확장 시켜준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며, 종이책처럼 e-북도 둘둘 말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도 있다. 말아서 다닐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무선 인터넷을 통해 매일 신문 기사를 배달하는 e-뉴스페이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인간 감성 관계의 확장은 소셜미디어로 가능해졌다. 우리는 평생 3000명 정도를 알고 지낼 수 있었지만 소셜미디어로 새로운 인간관계는 거의 무한대로 확장 가능하게 해준다. 소셜미디어로 정감과 지식을 교류하는 새로운 감성 관계가 확장되고 있다.

인간 시각의 확장인 방송은 UHD TV와 홀로그램으로 영상 미디어 화질의 실감성은 최고에 달할 전망이다. UHD TV, 샤이니지, PC모니터, 캠코더 등이 풀HD에서 UHD로 바뀌고 있다. 홀로그램으로 실감 방송을 구현하려는 연구도 활발해 지고 있어 머지않아 눈앞에서 거의 실제와 같은 배우의 연기를 생생하게 보게 될 것이다.

입고 다닐 수 있는 웨어러블 미디어는 오감과 피부를 확장시키고 있다. 구글 글라스는 이동성이 극대화된 미디어인 웨어러블 안경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구글 글라스는 실내 외 보행 중 내비게이션 기능을 증강현실로 구현하거나 연동된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왔을 때 자동으로 통보해주는 기능 등을 구현한다. 구글 글라스의 소형 프로젝션 화면은 바로 눈앞에서 대단한 조작 없이 많은 콘텐츠들을 즉시 표시해 준다. 프로젝션 화면을 무인자동차에 적용한다면 자동차 앞창유리를 미디어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어 인간의 눈을 더욱 확장시켜준다.

인간 뇌의 확장으로 볼 수 있는 스마트미디어는 미디어의 지능화를 촉진시켰다. 스마트 TV를 포함한 스마트 기기는 마우스, 터치스크린, 음성·동작 인식 등으로 작동하며 뇌로만 작동하는 것도 게임 수준에서 가능해지고 있다.

뇌가 컴퓨팅 기기나 로봇 등의 기계 장치에 연결되어 생각만으로 제어하는 지능형 기술은 뇌기능을 확장한다. 브레인게이트는 반도체 칩을 전신마비 환자의 뇌에 이식해 생각만으로 전자우편을 보내거나 게임기, 텔레비전을 키거나 끄고, 로봇 팔을 움직여 커피 잔을 잡아 마시고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는 등의 동작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뇌의 능력을 확장시켰다. 지난 4월 미국 오바마 정부는 미래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브레인 액티비티 맵(Brain Activity Map)`을 선정하고 내년에 1억달러 예산 투입을 약속했다.

미래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간의 능력은 보다 확장될 것이다.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도 지속적으로 창출될 것이다. 생소한 미래 산업과 직업이 지속가능하게 발전되려면 보다 많은 이용자와 기업의 관심이 요구된다.

미래는 창조되는 것이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미래를 분석하고 예측해 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정부는 미디어의 규제나 지원 등을 미래미디어에 맞춰 창조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정부규제가 미래미디어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미디어 관련 제도를 신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산업을 형성할 혁신적인 미디어 기술에 대해, 정부가 미래미디어진흥원과 같은 정부산하기관을 설립하여 미래 미디어 산업을 진흥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미래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해 관련 기업의 관심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가능성은 보다 높아질 것이다.

미래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콘텐츠이다. 인성을 황폐화시킬 콘텐츠가 UHD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실감성, 이동성, 양방향성을 갖추고 지능화된 미디어로 무한 확산되어 인간의 악한 능력을 확장시킨다면 우리의 미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미래에는 인간의 창의성, 선한 인성을 확장시키는 유익한 클린콘텐츠가 보다 많이 양산돼 우리 모두의 생활을 보다 건강하고 풍요롭게 해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국제미래학회 미래미디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