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소프트웨어(SW) 산업 육성정책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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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소프트웨어(SW) 산업 육성정책의 방향

포브스가 밝힌 세계 최고 부자는 올해도 빌 게이츠다. 재산이 75조원이 넘는다. 누적 기부액이 31조원이라는데, 이것도 세계 최고라고 한다. 은퇴해서 신나게 기부하며 좋은 일만 하는데도 여전히 세계에서 제일 부자라니 부럽기만 하다. 이 모든 것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해서 이룬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SW 업계에 뛰어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국의 빌 게이츠`를 마음 속에 꿈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SW 기업에서는 빌 게이츠가 나올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적인 대기업이 된 것은 `윈도`와 `오피스`라는 SW 제품을 개발해 세계 사용자들이 필수품처럼 사용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SW를 개발하는 이들이라면 보다 많은 기업과 고객이 자신의 제품을 사용하기를 바랄 것이다. 모든 국민이 일상적으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꿈을 이룬 SW 기업이 없지 않다. 대표적으로 `아래아 한글(한글)`을 만든 `한글과 컴퓨터`가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상용 SW 제품을 대다수 국민이 일상적으로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으니, 이런 기업은 대박이 나야 마땅하다. 하지만 한컴은 그동안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등 현실은 아쉬움이 많다.

현실적으로 새롭게 창업하는 SW 기업이 한글과 같은 대박을 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문제는 설령 그런 대박이 나온다 해도 크게 돈을 벌게 될 것인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명석한 젊은이들이 SW 학과를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구조적 문제는 SW를 제 값 주고 구매하지 않는 우리 풍토와 관련이 있다. 기업과 개인 소비자는 물론이고 공공기관 조차도 정당한 값을 치르기 보다는 단가를 후려치는 데 익숙하다.

SW 기업은 대개 `을`의 입장에 서서 소위 `갑`의 횡포를 감당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토이다. SW로 돈을 벌게 해주면 사람이 모인다는 당연한 진리가 구현되도록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전자정부 시스템 수출 등에 고무된 우리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은 최근 우리가 흔히 공개 SW라고 부르는 오픈소스 SW(OSS:Open-Source Software) 지원책이 우리의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무료를 지향하는 OSS로는 SW 산업을 크게 육성할 수 없다. 자본주의의 기본에 충실해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법이다. 물론 SW 자체보다는 관련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서비스 비용은 차라리 상용 SW의 사용료인 라이선스 비용보다 더 비싼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객관적인 증거는 OSS 보다 검증된 상용SW가 보안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 10여 년간의 OSS 지원책이 우리 SW 산업의 발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이 SW 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세계 시장 규모를 보면 우리 산업의 기둥인 자동차산업의 1.5배에 달하는 것이 SW 산업이다. 이제 자동차는 SW로 달리는 시대다. 우리나라가 세계 SW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2.8%에 불과하고, SW가 약하면 세계로 전진하고자 하는 우리 자동차 산업의 발목을 잡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가 내놓은 SW 혁신전략에 기대가 크지만 근본적으로 SW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국부창출을 위한 생태계 조성은 공염불이 될지 모른다.

김영훈 마이크로소프트 법무정책실 상무 younkim@micro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