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자동차 업계가 베이징 모터쇼에서 격돌했다. 점유율 변동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 볼륨 모델을 일제히 쏟아내며 맞불작전을 폈다. 올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2위권 다툼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했다.

20일(현지시각)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열흘간의 일정에 돌입한 ‘오토 차이나 2014(베이징 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5’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투싼 ix보다 작은 크기인 이 차를 출시해 ‘ix25-ix35-싼타페-그랜드 싼타페’로 이어지는 SUV 풀라인업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젊은 층을 겨냥한 준중형 해치백 모델 ‘K3 S’를 세계에서 처음 선보였다. 쌍용차는 소형 하이브리드 SUV 콘셉트카 ‘XLV’를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다. 역시 내년 출시 예정인 ‘X100(프로젝트명)’과 함께 SUV 라인업 완성이 목표다.
렉서스는 소형 SUV ‘NX’ 라인업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렉서스의 프리미엄 SUV ‘RX’를 잇는 새로운 라인업의 등장이다. 2.0 가솔린 엔진을 얹은 NX200t와 2.5 하이브리드 NX300h 두 모델로 구성됐다. 혼다는 광저우 혼다가 판매할 예정인 중형 SUV를 처음 공개했다.
한·일 자동차 업체들이 약속이나 한 듯 SUV 전략 모델을 쏟아낸 것은 이 차종이 중국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SUV 시장(298만대)은 지난해 49% 성장하며 전체 시장(2093만대)이 두자릿수 성장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최근 들어 소형화 추세가 뚜렷하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SUV 시장 확보가 필수인 것이다. 중국 시장에선 폴크스바겐(21.6%)과 GM(18.5%)이 큰 차이로 선두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현대·기아차(9.1%)와 닛산(4.5%), 도요타(4.3%), 혼다(3.2%)가 중위권 다툼을 펼치고 있다.
전선은 세단으로도 확대됐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현지명 지에은스)를, 기아차는 K4 콘셉트카를 전면에 내세웠다. 닛산은 베이징 닛산 글로벌 디자인센터와 닛산 디자인 차이나가 공동 개발한 ‘뉴 세단 콘셉트카’로 맞섰다. 혼다도 광저우 혼다, 둥펑 혼다가 공동 개발한 세단형 콘셉트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아차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국 맞춤형 K7급 신차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GM을 제치고 9년 만에 중국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한 폴크스바겐은 무려 5종의 세계 첫 공개 신차(월드 프리미어)를 선보이며 물량공세를 폈다. 이 회사는 0.9ℓ 연료로 100㎞를 달릴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XL1’을 아시아 최초로 전시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신차 발표회에 현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김수현을 등장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1만4000명에 달하는 팬이 몰리는 바람에 안전사고를 우려, 예정 시간보다 두 시간 반이나 늦게 행사를 시작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이징(중국)=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