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창조경제에 맞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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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미디어산업진흥부 책임연구원
<이승엽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미디어산업진흥부 책임연구원>

스마트기기 확산과 인터넷 전송속도 고도화에 따라 인터넷망을 통한 동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인터넷 생태계 내의 포털이나 콘텐츠 사업자들 뿐 아니라 케이블TV, 통신사, 지상파 방송사들도 범용 인터넷망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에 나섰다. 이들 중에는 지상파의 방송프로그램을 주문형비디오(VoD)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고, 아예 실시간 방송프로그램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모델도 나왔다.

이렇다 보니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규제 체계를 이대로 둘 것인지 논란을 일으키게 됐다. 지상파와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은 방송으로 분류돼 규제 강도가 높은 방송법제의 규제를 받는 반면에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전기통신사업법상의 부가통신역무로 분류해 규제 강도가 낮은 통신법제의 규제를 받고 있다. 동일한 프로그램인데 제공 경로에 따라 규제 강도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도 기존 방송과 유사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와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규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

첫째, 동영상 서비스와 기존 방송 서비스 형태가 유사해 이용자들에게 실제로 방송과 유사한 사회·문화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하는 것이다. 동영상 서비스 중에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그와 유사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다. 그러나 방송프로그램 시청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전용기기인 ‘TV’에 제공되는 서비스와 다양한 앱,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PC 등 범용기기에 제공되는 서비스를 동일하게 보는 것은 무리다.

둘째, 동영상 서비스가 방송사업자들의 매출·사업 등에 영향을 미치는지다. 여러 사업자가 동영상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방송 체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경영상의 성과를 냈다고 인정할 만한 서비스가 없는 실정이다.

셋째, 해외 사업자들과 우리나라 사업자들 간의 규제 형평성이다. 유튜브는 2008년 점유율이 2%에 불과했지만, 2009년부터 한국 업체들에만 인터넷 실명제와 성인 인증 등 규제가 집중됐고 유튜브의 세금 탈루, 불공정 행위 의혹에 대한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가 이어지는 사이 급성장해 지난 6월 기준 우리나라 인터넷 동영상 시장의 약 80%를 차지했다.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섣부른 규제 적용은 자칫 한국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

넷째,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시장에 출현해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는 일을 장려하는 건 창조경제의 시대정신이다. 일부 해외 주요국들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 방송과 유사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 서비스가 지닌 창의성과 혁신 의지를 시장에 자리 잡기도 전에 꺾어선 안 된다고 판단해서다. 우리나라도 창조경제를 기치로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과 상상력이 서비스로 구현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정책기조를 고려하더라도 아직 성장하지도 않은 동영상 서비스에 과중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된다.

규제의 형평성이라는 고정 관념에 얽매인 나머지 방송과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자칫 성장하지도 않은 새로운 시장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보다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가 초기의 기대와 달리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가 미디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난 후에 이에 대한 규제의 정비를 논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승엽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미디어산업진흥부 책임연구원 yeopcp@kc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