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간 통상 분쟁이 발생하면 한국 경제도 악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미국 무역을 제재했을 때보다 미국이 중국을 제재했을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다만 어떤 경우도 우리 경제에 큰 위기로 작용하지 않는 만큼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평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공개한 '미국과 중국 간 통상 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KDI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적자 문제가 불거져 통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2016년 미국의 중국 대상 무역적자는 3098억 달러를 기록해 미국 전체 무역적자(5006억 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 분쟁이 생기면 양국 모두 소득·내수가 감소해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무역제재를 가해 중국의 미국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국 GDP는 0.31% 감소한다. 반대로 중국의 미국 대상 무역제재로 미국의 중국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 GDP는 0.04% 줄어든다. 우리 경제가 미국보다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중국 수출품 중 31.3%는 최종재로 중국 내수에, 42.9%는 중간재로 이용돼 가공된 후 중국 내수에 흡수된다. 총 74.2%가 중국 내에서만 이용된다. 한국의 중국 수출품 가운데 중국에서 가공된 후 미국으로 재수출되는 비중은 2007년 7.6%에서 2014년 4.4%로 하락했다.
한국의 미국 수출품 중 43.0%는 최종재로 미국 내수에, 46.6%는 중간재로 이용돼 가공된 후 미국 내수에 흡수되고 있다. 총 89.6%가 미국 내에서만 이용된다. 한국의 미국 수출품 중 미국에서 가공된 후 중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0.8%에 불과하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미국의 중국 대상 무역제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면서도 “이런 상황을 우리 경제 큰 위기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