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산업·기업·투자' 없는 '3무(無)' 정부로 17일 출범 100일을 맞는다.
비정규직 제로화를 시작으로 탈원전, 블라인드 채용 제도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까지 개혁 정책을 쏟아냈지만 산업 진흥과 기업 육성책은 없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규제 완화나 투자장려책도 찾기 힘들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이 되지만 경제 분야에서 우려 목소리가 높다. 경제정책에서 서민 일자리와 소득 증대에 집중한 나머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산업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초격차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
문 대통령이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아직 실체가 없다. 8월 출범 목표였으나 힘들다는 전망이다. 일자리 창출과 연계된 중요한 국정과제임에도 우선순위에서 밀려 출범이 지연됐다.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재건은 기대에 못 미쳤다. 신설된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에는 소규모 조직과 인력이 배치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설된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인사 파동으로 본격 가동 전에 흠집이 났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가계통신비 인하에만 매달려 산업 진흥 방향성을 잃었다. 통신업계는 신산업 투자는커녕 규제 폭탄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문 정부는 출범 100일 동안 과기·ICT 분야에서 '학생연구원 처우 개선책' 외에는 특별한 신규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탈원전 이슈에 4차 산업혁명 시대 에너지산업 정책은 실종됐다.
중기·벤처 육성 기반으로 관심을 모은 중소벤처기업부 신설도 기대반 우려반이다. 장관 인선이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이 사이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결정으로 중소기업 부담이 커졌다.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으로 건보료 인상분 절반을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
늦었지만 업종별 산업 육성과 신성장 동력 회복을 위한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다. 우리나라가 저성장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미래 먹거리 창출이 필수다. 경제·사회 분야에서 과감한 혁신도 필요하지만 산업계, 재계와 충분한 소통으로 균형 잡힌 혁신을 꾀해야 한다. 찬반 의견이 확연히 엇갈리는 사안을 밀어붙이는 식으로 강행해서는 곤란하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은 중요한 현안인데도 탈원전과 안보 이슈 등에 밀려 진척이 없는 모양새”라며 “기업 양보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장이 가능한 분야 전략적 정책 추진에도 무게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기자회견을 갖는다. 한반도 안보상황을 비롯해 탈원전, 일자리 정책, 부동산 대책 및 증세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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