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9]생태계·연결성·수요 맞춤형…'E.C.O 시대' 코앞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 전경. (사진=IFA 공식 홈페이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 전경. (사진=IFA 공식 홈페이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의 화두는 생태계(E), 연결성(C), 소비자 수요 맞춤형 제품(O)로 요약된다.

50여개국에서 참가한 1895개 기업과 기관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5G 이동통신 등을 활용한 TV, 스마트 가전, 모바일 제품, 정보기술(IT) 기기를 선보였다.

TV, 세탁기, 냉장고 같은 개별 기기보다는 관련 생태계와 여러 기기 연결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가전 시장에서도 5G는 강력한 화두로 떠올랐다.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주최 측은 올해 행사의 핵심 키워드로 5G와 연결성을 꼽았다. 미국 통신사 T모바일은 IFA 전시장에 대규모 전시 부스와 이벤트 공간을 마련하고 5G 홍보에 총력을 쏟았다. 5G는 8K TV가 만나 향후 미디어 시장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함께 세계 최초 '8G 8K TV' 공동 개발 소식을 발표하며 향후 8K 방송 콘텐츠 실시간 무선 전송 시대를 예고했다.

인공지능(AI)은 가전과 만나 한 단계 더 진화하며 더욱 편리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연동시킨 '커넥티드 리빙' 비전을 강조했다. LG전자는 자사 AI 플랫폼 LG씽큐 제품을 확대하고 호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유럽 가전회사 밀레를 비롯해 중국의 하이얼, 하이센스, 창훙 등도 AI 연결성을 강조한 제품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한다.

AI와 연계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혼라이프'와 비슷한 '마이크로 리빙' 트렌드가 유럽 내에서도 화두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취향대로 빌트인 주방을 꾸밀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이며 가전 분야에서도 소비자 맞춤형 제품 시대를 열었다.

'가전박람의 꽃'인 TV 분야에서는 기존 4K TV보다 화질이 4배 선명한 8K(7680×4320) TV가 전면에 등장했다. 세계 TV 시장 1위 삼성전자는 55인치부터 98인치까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8K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가운데 세계 최고 크기와 해상도를 갖춘 88인치 올레드TV와 8K 나노셀 슈퍼 울트라 HD TV 선보였다. 8K 활성화를 위해서는 TV 제조사는 물론 관련 표준, 콘텐츠 생태계 협업이 중요하다.

무역전쟁은 기술과 제품 중심의 IFA에서도 화두가 됐다. 올해 IFA 슬로건은 '동반 혁신을 통한 역동성'이다. 실제로 AI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삼성, LG, 애플, 구글, 아마존, 라쿠텐 등이 이종 업계 간 동맹을 맺거나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크리스티안 괴케 메세베를린 최고경영자(CEO)는 “혁신은 이제 공동 노력의 산물로 수많은 사람과 서로 다른 기업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창조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이번 IFA에서는 낮은 무역장벽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며, 그렇지 않고서는 혁신 동력은 떨어지고 결국 소비자와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