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4분기 실적 기대 이상…'CPU 불패' 증명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인텔 본사. <전자신문 DB>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인텔 본사. <전자신문 DB>

미국 중앙처리장치(CPU) 업체 인텔과 AMD의 지난해 실적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의 공고한 수요로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신흥강자 AMD는 2018년 대비 영업이익이 40% 성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메모리 시장은 불황을 겪는 사이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점이 눈에 띈다.

인텔 2019년 4분기 실적표. <사진=인텔 웹사이트 갈무리>
인텔 2019년 4분기 실적표. <사진=인텔 웹사이트 갈무리>

인텔은 최근 발표한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68억달러(약 8조원), 매출 202억달러(약2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9% 증가하고, 매출액 8% 올랐다.

인텔의 성장은 서버용 제품을 만드는 데이터센터그룹(DCG)이 견인했다. DCG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9% 오른 7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출시한 데이터 센터용 제품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2세대 판매 호조가 실적 상승에 영향을 줬다. 이 제품으로 관련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던 90% 이상 점유율을 공고하게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2019년은 데이터 사업 관련 확대가 인텔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특히 인텔은 14㎚ 생산 라인의 양산 차질에도 불구,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눈길을 끈다. 인텔은 콘퍼런스 콜에서 공급 부족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올해 생산설비 투자에만 8조원 이상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했다.

AMD 2019년 4분기 실적표. <자료=AMD>
AMD 2019년 4분기 실적표. <자료=AMD>

CPU 신흥강자 AMD도 지난해 웃었다. AMD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4분기 실적에서 AMD는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50% 성장한 21억2700만달러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2배 이상 늘어난 3억48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연간 영업이익도 40% 성장했다.

AMD 영업이익은 기존 강자 인텔 매출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7㎚ 공정을 적용한 CPU로 PC 부문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AMD는 컴퓨팅 앤 그래픽스 부문에서 4분기에만 전년동기보다 213%, 연간으로는 23% 성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리사 수 AMD CEO는 올 초 열린 CES 전시회에서 64코어 CPU인 '라이젠 스레드리퍼 3990X' 출시를 예고하며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인텔의 공고한 실적과 AMD의 약진은 정보기술(IT) 시장 내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과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요 부진과 각종 대외 갈등으로 불황을 겪은 반면, 고난도 기술과 희소성을 지닌 시스템 반도체는 탄탄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는 대체재가 있어도 기기의 모든 소프트웨어와 구조를 바꿔야할 만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비교적 경쟁 업체도 많고 부품 교체도 용이한 편이라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크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