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광 복합형 풍력발전단지 가보니...산에도, 들에도, 바다에도 '풍력'

영광풍력발전단지. (왼쪽부터) 영농형 풍력발전기, 산지 풍력발전기, 해상 풍력발전기.
영광풍력발전단지. (왼쪽부터) 영농형 풍력발전기, 산지 풍력발전기, 해상 풍력발전기.

#세종시에서 차로 2시간여를 달려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마을 어귀에 다다르자 대규모 풍력단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복합형 풍력발전단지다. 말 그대로 산에도, 들에도, 바다에도 풍력이 있었다.

영광풍력단지는 산지 3기·영농지 17기·해상 15기 등 총 35기로, 79.6㎿ 규모다. 사업에는 총 2597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1월 9일 상업운전을 개시, 1년간 1억5284만7283㎾h 전력을 생산했다. 영광군에 거주하는 2만5000여 가구가 전기를 사용하고도, 타지역 1만8000여 가구에 전기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영광군 내에서 산지·영농지·해상 등으로 구분해 풍력이 설치된 것은 '풍황자원조사'에 기반한 결과였다. 바람이 많이 불고 풍력터빈을 설치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는 점을 두루 감안한 것이다. 현장에선 약 20명 영광풍력발전 임직원이 발전기 운영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바람이 갑자기 강하게 불어 초속 20m/s를 초과하자 현황판에는 발전을 정지한 풍력설비를 빨간색으로 표시해 보여줬다. 직원은 스마트폰에서도 24시간 운영 현황을 살피는 등 발전기 고장 및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 구축이 탁월했다.

현장에선 100% 국산 기술로 빚은 풍력발전기라는 자부심도 남달랐다. 유니슨이 개발·제조한풍력터빈으로 발전단지가 조성됐으며, 시공에는 대한그린에너지가 힘을 보탰다. 송전선로를 100% 지중화해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주민 안전성을 높였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영광풍력발전 관계자는 “지난 1년간 가동률이 99%에 달할 만큼 고장이 나지 않았다”면서 “만약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유니슨에서 빠르게 기자재를 구하고 수리에 들어갈 수 있어 사후대응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풍력발전은 태양광 대비 이용률이 높고 단지 내에서 농업·어업 등 생계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해상풍력은 좁은 영토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각광고 있으며, 덴마크·영국 등 해외 사업자들도 국내 시장 확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러나 주민수용성 문제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 주민 갈등을 최소화 할 '재생에너지 계획입지제도'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 풍력 산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들었다.

영광(전남)=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