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 교육·컨설팅 미룬 생산성본부·표준협회…"실적 타격 불가피"

연간 1500~1800개 과정 운영
손실 우려에 일정 연기했지만
줄이은 취소 신청에 담당자 휴가 권고
중소기관 "버틸 체력 없다" 하소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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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국적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표준협회 등 교육·컨설팅 기관이 다음달 첫째 주까지 교육 일정을 대부분 취소했다.

이들 기관 실적은 교육·컨설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당장 손실이 불가피하다. 상황은 중소 교육·컨설팅 기관도 마찬가지여서 코로나19로 인한 연쇄 타격이 우려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표준협회는 내달 6일까지 교육·컨설팅 과정을 대부분 취소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이번 주부터 오프라인 교육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교육·컨설팅이 연간 실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제한적으로나마 교육을 이어갔지만, 지난 23일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상향하면서 대부분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

기관들은 현재 수강생을 대상으로 교육 취소보다는 연기를 유도하고 있다. 또 지금은 일이 없는 교육 담당자에게는 휴가를 권고한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 이후에도 교육 과정은 열어놨지만, 접수 취소 사례가 많다”면서 “사람이 적게 모이는 과정은 다음 차수에 수강하도록 교육 연기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준협회 관계자도 “교육 담당자는 지금 할 일이 없기 때문에 휴가를 쓰도록 장려한다”면서 “직원이 3일 휴가를 신청하면 2일 유급휴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생산성본부와 표준협회는 연간 1500~1800개 교육·컨설팅 과정을 운영한다. 많게는 하루에 수십 개씩 강좌가 열린다. 대부분 매출과 영업이익을 교육·컨설팅 과정에서 창출하기 때문에 당장 연간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성본부와 표준협회는 올해 공격적 매출 확대 목표를 제시했었다. 생산성본부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1.5% 늘어난 1814억원, 표준협회는 지난해보다 8.0% 확대한 12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하면 연간 실적에도 손실이 생길 우려가 크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이번 달 중순까지는 10~30% 정도 손실이 있었다면 지금은 아예 교육생이 원하는 경우에만 과정을 운영한다”면서 “다음 달 첫째 주 이후 교육과정 진행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중소 교육·컨설팅 기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연간 매출 30억원 대인 한 A교육·인증기관은 다음 달 6일까지 교육 과정을 취소했다. 수도권 외 인증 평가 작업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생산성본부·표준협회 같은 규모가 큰 기관이면 실적 손실을 버틸 체력이 있지만 중소 기관들은 실적 손실로 인한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A기관 관계자는 “교육은 다음 달 6일까지 취소했고 지방에서 시행하는 인증 평가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육으로 대부분 매출을 내야하는 상황이라 많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