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시대] AI 면접 잡는 AI

“목소리가 다소 작은 편이네요.”

사람인에서 출시한 동영상 모의 면접 애플리케이션 '아이엠그라운드' 인공지능(AI)이 23일 진행한 모의 면접에서 지적한 말이다. 정확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사람인 제공>
<사람인 제공>

“문장 끝부분 발음 정확도를 주의하세요” “말할 때 주춤거리는 경향이 있네요” “시선 처리가 분산돼 있습니다” 등 추가 평가는 당시 면접 상황, 태도를 정확히 짚어냈다. AI는 동영상에 담긴 목소리와 감정, 발음, 속도, 시선 등을 종합 평가했다.

고지능 AI는 'AI 잡는 AI'로서 적합했다. 애초 아이엠그라운드는 AI 면접 시대를 사는 청년들이 면접을 통과하는 데 집중, 앱 출시를 고안한 바 있다.

모의 면접할 수 있는 기업과 직업은 사실상 제한이 없었다. SK텔레콤과 LG화학,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부터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까지 다양하다. 직군은 의료, 경영·사무, 생산·제조, IT·인터넷 등을 망라한다.

질문은 무작위 출제됐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공사를 선택, 모의 면접을 진행하면 '키르히호프의 법칙'과 '한전 주가' 등 직무 관련도가 높은 질문이 나왔다. 반면에 인정을 묻는 공통 문제도 있었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를 한 가지 선택하고 그 이유를 말하시오' '현재까지 만났던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과 그 이유를 말하시오' 등이다.

면접자는 총 5개 질문별로 1분씩 동영상을 촬영, 업로드하면 된다. 이후부터는 AI가 컨설팅해준다.

모의 면접을 마치면 인성 및 적성 검사를 치른다. 마찬가지로 AI가 평가한다. 인성검사 질문은 모의 면접에 비해 난도는 높지 않았다. 네 가지 보기 가운데 자신의 성향과 가깝고 먼 것을 택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해심 많은 △걱정 없는 △생기 있는 △단계적인 가운데 상반된 것을 고르는 식이다. 적성 검사는 집중력과 수리력, 상황판단 능력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규칙 및 수열 배열 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문제가 나왔다. 한 취업 컨설턴트는 “AI 모의 면접 질문 내용과 난도는 실제 면접을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전공별로 제출되는 맞춤식 및 예상 밖 질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AI 피드백이 깜짝 놀랄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전개될 AI 면접 시대에는 면접자를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AI 기술이 진일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