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는 끝이 아닌 시작"...뱃고동 울린 조선株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업에서 손꼽아 기다리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가 확정되면서 조선 관련 종목이 2일 일제히 갭 상승한데 이어 3일에도 상승했다. 투자시장에서는 '카타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하반기 상승 여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조선 업체들은 카타르로부터 약 23조원 규모 LNG선 100척 건조공간(슬롯)을 배분받았다. 이 소식이 지난 1일 밤 알려진 후 2일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 등 관련 기업 주가가 갭 상승하며 폭등했다. 지난해 초부터 기대감이 형성됐던 소식이었기에 차익 실현을 하는 매물도 상당했지만 3일 다시 상승 흐름을 이었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이번 카타르 LNG 수주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에 석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조선업종 주가가 폭락했지만 카타르에 이어 추가 발주가 예상되므로 하반기에도 상승 여력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시장에서는 모잠비크, 러시아,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이 LNG선 수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략적인 규모는 최소 44대 수준이다. 카타르가 중국 자금을 지원받아 16척 LNG선을 중국에 발주했지만 대부분 물량을 한국에 배정한 만큼 세계 시장에서 여전히 한국의 뛰어난 조선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힘을 보태는 요소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잠비크, 러시아, 나이지리아도 발주 움직임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며 “카타르 100척 LNG선 발주가 현실화되면 한국 조선3사 도크가 가득 차므로 LNG 추진엔진을 탑재해야 하는 컨테이너선, 탱커, LPG선 선주사들도 선박 발주를 서두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 조선소 도크가 채워지면 선박수주 선가가 오르게 되는데 선가가 오를수록 선주사의 선박 발주심리를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카타르 100척이 2027년까지 슬롯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면서 후속 LNG 프로젝트들과의 협상력이 제고된다”고 봤다. 또 “잔고·선대 비율이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더 떨어질 전망이어서 2021년 업황을 자신한다”며 “카타르는 LNG 공급 전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조선시장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증권가는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하나금융투자가 목표가를 40% 상향한 3만5000원으로, 대신증권이 32.6% 상향한 3만500원으로 제시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신증권이 20.9% 상향한 13만3000원을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는 13만원을 유지했지만 조선업 중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목표주가 11만원은 유지했지만 역시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