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해킹 표적'…보안 기술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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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브라이언 웨어 美 국토안보부 부국장 "北·中·러·이란, 백신 연구소 총공세"
문 대통령 "비대면 사회, 국민·기업·국가 위해 정보보호 산업 지원"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려면 보안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이버위협 4대국으로 꼽히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은 코로나19 백신 연구소를 겨냥, 해킹 총공세를 가하고 있다.

브라이언 웨어 미국 국토안보부(DHS) 산하 사이버·인프라안보국(CISA) 부국장은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 지원 해킹 조직이 코로나19 백신 연구소를 공격, 백신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들 4개국을 지목했다.

웨어 부국장은 “사이버 공격은 국경을 초월하고, 공격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성공률을 높였다”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빠른 길은 보안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며,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기업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서면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서면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비대면 시대의 보안 중요성도 강조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랜섬웨어, 악성 이메일, 피싱 메시지, 지능형지속위협(APT) 공격은 급증했다. 원격근무, 온라인 수업, 비대면 진료를 겨냥한 복합형 공격의 가능성도 짙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뿐만 아니라 '사이버 팬데믹'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면 축사를 통해 “비대면 사회 도래로 사이버 안전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국민 삶, 기업 자산, 국가 인프라를 지키기 위해 정보보호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진단키트 개발, 역학조사 과정에서 정보보호 기술이 기업의 지식재산권과 개인정보 보호에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산업 측면에서 기대와 우려도 제기됐다. 이용환 SK인포섹 대표는 “외부 환경 변화를 정보보호 수요와 산업 성장으로 연결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를 정보보호 산업이 성장할 기회로 삼아 정부·군·학계·산업계가 함께 성과를 일구는 '결과 지향적 협력'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비대면 시대가 정보보호 산업의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융합보안, 5세대(5G) 이동통신 등 새로운 보안 영역에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경쟁해야 하지만 이 분야의 국내 기술력과 인력은 넉넉하지 않다”면서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함께 인재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정보보호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29명에 대한 시상도 이뤄졌다. 김일용 앤앤에스피 대표가 산업포장, 김유경 NH농협은행 부문장이 장관 표창을 각각 수상했다.

국가 기반시설 보안을 위해 제어시스템 위협 대응 기술을 개발, 국민포장을 받은 조상우 국가보안기술연구소 본부장은 “기반시설 인터넷 접점 증가와 함께 사이버 위협도 증가했다”면서 “기술 개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안전한 비대면 사회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