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 의사 '닥터앤서' 사우디 환자 진료한다

과기정통부 개발 'AI 정밀의료 SW'
사우디 6개 병원 적용 교차검증 추진
심뇌혈관 등 4개 질환 5종 SW 선정
임상효과 검증 땐 글로벌 범용성 확보

한국형 왓슨을 표방해 개발하는 닥터앤서(Dr. Answer)가 임상에 적용돼 속속 성과를 내며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의료 서비스에 한 발 가까이 가고 있다. (사진=닥터앤서 홈페이지)
한국형 왓슨을 표방해 개발하는 닥터앤서(Dr. Answer)가 임상에 적용돼 속속 성과를 내며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의료 서비스에 한 발 가까이 가고 있다. (사진=닥터앤서 홈페이지)

인공지능(AI) 의사 '닥터앤서'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첫발을 뗀다. 닥터앤서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보건부 산하 6개 병원 진료에 적용하는 교차검증을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한국과 사우디 간 영상회의를 통해 닥터앤서 사우디 현지 적용을 위한 교차검증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보건부 산하 6개 병원 총괄최고경영자(CEO)이자 국왕주치의인 반다르 알 크나위 박사와 하즈메 래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석해 닥터앤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닥터앤서는 과기정통부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정부예산 364억원 등 총 488억원을 투자해 개발하는 AI 정밀의료 소프트웨어(SW)다.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연계·분석해 개발된 의사의 진료·진단을 지원한다. 서울아산병원을 중심으로 국내 26개 의료기관과 22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 연인원 총 1962명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소아희소유전질환, 심뇌혈관질환, 치매,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뇌전증 등 8대 질환을 대상으로 질병 예측·진단·치료를 지원하는 21개 SW를 개발한다. 순차적으로 SW 개발을 마치고 현재 국내 37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혁신박람회'에서 ICT와 의료 융합으로 신시장 창출, 의료서비스 수준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으며 '정부혁신 부처 대표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차 검증은 지난해 알 크나위 박사가 닥터앤서 도입 검토를 위한 워크숍 개최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프로젝트 관리 조직을 구성하고 교차검증 추진방안을 마련해왔다. 앞서 분당서울대병원과 이지케어텍이 사우디에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수출하면서 물꼬를 텄다.

양국은 현지 우선순위가 높은 심뇌혈관, 대장암, 치매, 뇌전증 등 4개 질환 5종 SW부터 교차검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어라인소프트와 서울아산병원이 개발한 '관상동맥 석회화 자동 진단 SW', 제이엘케이와 경북대병원이 개발한 '뇌출혈 진단 SW', 인피니트헬스케어와 가천대길병원이 개발한 '내시경영상 기반 대장용종·암 분석 SW', 뷰노와 분당서울대병원이 개발한 '뇌영상 수치 자동분할 SW', 플랜잇파트너스와 이지케어텍, 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정상신경 생리맵 기반 정량화 및 네트워크분석 SW' 5종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양국 의료진과 기술진의 협력으로 임상효과가 검증되면 향후 사우디는 국방보건부 산하 6개 병원에 닥터앤서를 도입, 현지 환자의 진료에 활용한다. 한국인 환자의 진단정보, 의료영상, 유전체정보 등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닥터앤서가 인종과 생활습관이 다른 해외 환자에 진료·진단에 적용돼 안전성과 임상효과가 검증된다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범용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송경희 과기정통부 SW정책관은 “닥터앤서의 사우디 교차검증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AI 의료 SW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닥터앤서가 전 세계인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