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참여제한 7년, '공공SW' 실효성 따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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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연·관 SW산업혁신포럼 가동
대기업·중소기업 간 입장차 커
과기정통부는 "단순 의견청취"
제도 논란 가중돼 변화 불가피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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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의 대기업 참여 제한 재논의를 시작했다. 산·연·관이 참여하는 'SW산업혁신포럼'이 지난 9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23일 두 번째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단순 의견 청취 자리라고 선을 그었다.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돼 어떤 방향으로든 변화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전망된다.

포럼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주도로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정보기술(IT)서비스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상용SW 기업이 2곳씩 참여한다.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를 논의하는 토론회나 비정규 모임은 있었지만 분야별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 주기적으로 열리는 정식 포럼은 처음이다.

1차·2차 회의는 공공 SW 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에 대해 이해 당사자가 각각 의견을 제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대형 IT서비스 기업은 제도 완화 필요성, 중견기업은 대기업의 참여 제한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를 각각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7일 “제도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얘기가 많이 나오니 각자의 생각을 들어 보는 자리”라면서 “의견을 청취한 후 제도를 그냥 둘지 바꿔야 할지를 생각하는 건 별개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를 통해 제도 도입(2013년) 이후 효과를 분석, 업계 매출 변화 등 수치상 결과를 도출했다. 정량적 변화와 실제 업계 체감치는 다르기 때문에 포럼 출범은 연구 후속 조치 성격이 짙다는 게 다른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참여자는 “이해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질 경우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는 것이 전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럼 활동이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제도 도입 7년째 접어들면서 실효성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중견기업은 참여 제한 예외 조항을 통해 대기업 참여 사업이 점차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방·외교·치안과 신기술 분야까지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예외 제도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교육부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업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네 번째로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 신청을 준비하는 것이 예외 제도를 둘러싼 논란의 대표 사례다.

중견기업 관계자는 “신기술이랄 게 없는 데도 예외 조항이 논의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외조항 제도가 원칙에 맞게 철저하게 검증되도록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 SW의 대기업 참여 제한으로 중견기업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0.5~2.0%대 수익을 내며 안정화 단계로 가는 과정”이라면서 “일부 대기업의 '참여제한 제도 원상 복귀' 주장은 불쾌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은 제도 도입으로 중견·중소기업 사업 참여 기회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성과 SW 생태계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주처가 여전히 중견기업의 사업 수행 역량을 우려하고 있어 제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형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대기업보다 발주처가 제도 변화를 바라고 있다”면서 “전자정부를 비롯해 국가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5일 '디지털 뉴딜' 관련 브리핑에서 대기업 참여와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의 중요성을 동시에 언급했다. 과기정통부가 포럼 활동을 통해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