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산업 강국, 부품생태계 강화에 달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로 대변되는 전자 산업은 우리나라 대표 산업이다. TV, 냉장고, 휴대폰 등은 최고 품질을 인정받으며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그러나 주요 대기업을 제외하고 들여다보면 세계 최고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특히 부품 분야의 밸류체인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실제 반도체를 제외한 기타 전자부품 수출 비중은 2010년 46.3%에서 올해 상반기 24.5%로 10년 사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전자부품 수입 규모는 2016년 467억달러, 2017년 544억달러, 2018년 588억달러, 2019년 606억달러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주요 선진국의 산업 구조가 대기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중소기업군 간 생태계로 구축돼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특히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나 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상황에서도 확인했듯이 해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우리 산업 구조는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밸류체인(GVC) 의존도는 55%로 프랑스(53%), 독일(51%), 일본(45%), 미국(44%) 등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전자부품수급종합지원단이 출범했다.

국산 부품 경쟁력이 전자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인식 아래 대·중소기업 상생을 통한 '오픈이노베이션' 환경을 구축한다고 한다. 특히 중소기업이 개발한 부품을 완제품에 적용해 양산평가를 하고 성능 개선까지 도움으로써 우수한 제품의 사장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정부 예산도 배정돼 수요 기업의 부담을 낮춘 점도 고무적이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목받는 특정 분야만 시행하던 사업을 전지·전자 분야로 확대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지금까지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고도 수요처를 찾지 못해 사장된 중소·중견기업에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전자부품수급종합지원단 출범이 더 강한 전자 산업 강국을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구축의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