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효과 끝물' 지난달 카드실적 평년수준 회복…소비형태 '고액소건화'로

'지원금 효과 끝물' 지난달 카드실적 평년수준 회복…소비형태 '고액소건화'로

카드사들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평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소멸시효가 임박한 가운데 지원금 소진을 위한 소비에 나선 덕분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형태는 '소액다건화'에서 '고액소건화'로 변했다.

다만 지원금 효과가 끝났고, 2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현금으로 선별 지급돼 향후 카드사 결제 실적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의 '2020년 8월 카드승인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카드사 승인금액은 74조3000억원으로 전월(77조7000억원) 대비 3조4000억원이 줄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정부의 14조원 규모 재난지원금이 소진하면서 전체 승인액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평년 수준 실적을 회복했다. 지난달 기준 카드사 승인액은 작년 동월과 비교해 2조7000억원(3.7%) 늘었다. 개인카드에서 2조3000억원, 법인카드에서 4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재난지원금 소멸시효를 앞두고 남은 지원금을 소비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카드결제에 나서면서 전체 승인액이 늘어난 것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와 비교해 승인액 증가추세는 다소 감소했지만, 4%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이면서 평년 대비 실적 자체는 많이 회복됐다”면서 “아무래도 8월로 끝나는 지원금을 소진하기 위해 사람들이 소비를 늘린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소비형태도 변했다. 과거 소액다건화가 확대되는 추세였던 반면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반대형태로 전환됐다. 실제 작년 동월 대비 승인액은 모두 증가한 반면에 승인건수에서는 3000만건(1.6%)이 줄었다.

윤 연구원은 “다양한 장소에서 소액을 자주 쓰던 소액다건화에서 코로나19로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가급적 물건을 구매할 때도 한 번에 많은 양을 구매하는 형태가 확대하면서 전체 승인건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이 카드 승인액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운수업'은 작년 동월 대비 54.1%(8200억원) 줄면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반면에 '도매 및 소매업'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작년 동월 대비 각각 11.5%, 4.9% 증가했다.

9월부터는 지원금 효과가 끝났고, 추석 전후로 지급되는 2차 지원금의 경우 현금으로 선별 지급돼 카드사의 일부 실적 악화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원은 “카드의 경우 도·소매나 물품 구매 등에 직접 연결되는 단기간 효과가 있지만, 2차 지원금의 경우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현금 지급돼 임대료나 대출 등에 사용할 것으로 보여 이런 소비 진작 효과는 없을 것”이라면서 “추석 직후 코로나19 확산세가 클 경우 이런 악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