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GS인증 기관 확대 시급

지역 기업 인증 불편 해소
SW 품질 향상도

정석찬 동의대 부산IT융합부품연구소장
정석찬 동의대 부산IT융합부품연구소장

4차 산업혁명 시대 소프트웨어(SW) 시장 확대로 SW 품질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고객이 만족하는 고품질 SW 제공은 기업 성공의 주요 요인이다.

기업이 SW 품질을 높이려면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개발 완료한 SW에 결함이 있는지 없는지 시험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SW 개발 프로세스에서 철저한 품질관리로 고품질 SW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고품질 SW 개발을 유도하고 SW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는 SW산업진흥법에 의거한 'GS(Good Software)'와 'SP(Software Process)'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소관 'GS인증'은 SW 품질을 측정해 인증을 부여한다. 소비자와 수요기업이 우수한 SW를 믿고 쓸 수 있게 ISO/IEC 25023, 25051, 25041 등 국제 기준으로 기능 적합성, 성능 효율성, 호환성, 사용성, 신뢰성, 보안성, 유지보수성, 이식성 등을 시험 평가한다. GS인증 수요는 계속 증가해 2018년에는 연 인증 600건, 누적 인증건수 7000건을 넘어섰다.

SW 개발기업이 GS인증을 받는 이유는 GS인증 획득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조달청은 SW 제3자 단가 계약 체결과 등록 등 조달업무에서 GS인증제품 우선구매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GS인증 SW 성능검사와 기술성 평가 면제, 공공 SW사업자 선정 평가 시 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기업 이미지 향상과 제품 마케팅에도 도움이 된다.

지역 SW 개발기업도 SW 품질 향상과 GS인증 획득에 관심을 갖고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인력과 재정 측면에서 열악하다보니 SW 품질 향상에 대한 투자보다는 GS인증 획득에 집중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개발 SW 자체 경쟁력보다 정부 연구개발(R&D)사업 참여 결과물의 일환으로, 또는 공공분야 납품을 목적으로 GS인증을 받으려 한다.

GS인증을 받기까지 과정도 녹록지 않다. 인증 기간과 비용이 과도한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필자가 아는 개발사는 GS인증을 받아 조달제품으로 등록해 공공분야 납품을 추진했지만 인증기간이 길어져 결국 비용만 소모하고 납품 기회는 사라져 손해를 입었다.

지역 GS인증 수요기업은 매년 상승하는 인증비용에 반해 인증 대기시간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점을 가장 큰 문제라 지적한다. 인증 신청에서 심사, 결과 등 테스트 과정을 포함해 인증서를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요건에 따라 구분하고 정확하게 명시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이유다.

SW 버전 업데이트 경우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는데, 동일 SW에 일부 기능을 더했을 때는 별도 인증과정을 마련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GS인증기관 인증 편차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현재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두 곳이 정부 지정을 받아 GS인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두 기관 간 인증 비용에 차이가 커 TTA로 수요의 90% 이상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증업무가 한 곳에 몰리는 것은 기업이 제기하는 과도한 인증기간 소요 문제와 연결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GS인증 심사 기간 단축과 우수 SW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고자 지난해 3월부터 현장심사 폐지, 재시험 없이 한 번에 통과한 제품은 인증 비용 10% 환급에 이어 올해는 시험 과정 보완 횟수 1회로 축소 등 개선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라는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결함에 대한 보완 횟수 단축은 인증 경험이 없는 개발사에 부담만 높여주는 결과로 나타났고, 열악한 지역 SW 개발사는 기간과 비용에서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려면 GS인증기관을 지역 여러 곳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역 IT·SW 지원 거점기관을 중심으로 인증 인프라를 확대하면 수요기업 접근성을 높여 인증 기간과 비용을 동시에 단축할 수 있다.

인증기관과 시험기관을 분리해 지역 여러 곳에 시험기관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 인증은 기존 TTA와 KTL이 담당하고, 시험기관은 SW 분야 KOLAS 공인시험기관을 대상으로 확대하면 인증 수준 향상과 고품질 SW인증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시험기관으로 4개 광역권에서 다년간 SW품질 향상을 주도해 온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지역SW품질역량센터를 활용하면 일석이조다.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은 SW에 달렸다. SW품질은 기업은 물론 국가 미래 경쟁력이다. 과기정통부 GS인증기관 확대는 지역기업과 지역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국가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정석찬 동의대 부산IT융합부품연구소장 scjeong@de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