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15.5도를 지키는 노력

[관망경]15.5도를 지키는 노력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바이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정책을 되돌리는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구 온도 15.5도를 지키자는 파리기후협정으로의 복귀다.

현재 지구 온도는 약 15도다. 20세기 초까지 14도를 유지했던 지구 온도는 100년 만에 1도가 올랐다. 여기서 2도가 더 오르면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때 17도로 돌아간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는 500만년 동안 16도를 넘어 본적이 없다. 17도 이상 고온에서 살아남을 동식물은 없다고 한다.

각국 정상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모여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인 14도 대비 '2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결의했다. 파리협정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는 이 목표치를 '1.5도'로 더 낮췄다.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으려면 화석연료에 의존해 온 현재 구조를 바꿔야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해 탄소배출을 '0(제로)'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탄소중립은 유럽 선진국은 물론 지구촌 최대 탄소 배출국가인 중국까지 동참을 선언했다. 일본도 선언을 앞뒀고 차기 미국 정부도 동참이 예상된다.

지구촌 온도를 15.5도로 유지하기 위해선 일반 시민이나 산업계가 같이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값싼 화석연료 사용 억제로 당분간 발전 비용 상승 등은 불가피하다. 기술 발달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제 정부가 할 일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산업계와 시민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도 실현 가능한 미래전략을 촘촘히 짜내는 것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