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실감콘텐츠 선도 프로젝트 '광화시대' 개막

광화시대 8총 실감콘텐츠 중 광화경-판옥선
광화시대 8총 실감콘텐츠 중 광화경-판옥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실감기술과 디지털 콘텐츠를 접목한 '실감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언택트 기류는 실감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실감기술은 분야에 상관없이 모든 산업에 폭넓게 활용,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미래 국가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적용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실감콘텐츠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범부처 차원 산업 육성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광화시대'는 상징적 장소인 광화문 일대를 중심으로 정부의 실감콘텐츠 시장 선점 의지를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광화시대 8총 실감콘텐츠 중 광화원-메트로 미술관
광화시대 8총 실감콘텐츠 중 광화원-메트로 미술관

◇왜 광화시대인가

광화시대는 광화문 일대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실감콘텐츠를 체험하도록 '국민과 함께하는 실감놀이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광화시대 기획을 위해 지난 8월 장유정 총감독 등 감독단을 구성했다. 내년 3월 위치기반형 AR 콘텐츠 '광화경'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8종의 실감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광화문 일대는 수백 년 동안 대한민국 역사와 정치, 문화예술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조선시대 법궁인 경복궁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세종문화회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우리 문화예술을 대변하는 장소가 모인 문화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콘진원 관계자는 “광화문 일대는 왕의 권력이 있던 역사적 공간”이라며 “광화시대 프로젝트를 통해 온 세계에 우리의 기술과 문화예술을 홍보하는 중심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실감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산업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국내 기반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와 함께 수요 확대를 통한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

수요를 확산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광화시대 프로젝트는 광화문 일대에 온 사람은 누구나 쉽게 5G 통신 기반 실감콘텐츠를 직접 경험하고 즐기게 하는 게 목적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실감콘텐츠 산업 역량을 키우고 나아가 광화문을 문화관광콘텐츠와 함께 세계적 랜드마크로 거듭나게 할 방침이다.

광화시대 8총 실감콘텐츠 중 광화전차
광화시대 8총 실감콘텐츠 중 광화전차

◇광화시대가 내포한 의미는

'광화문'이라는 이름은 세종대왕이 지었다. '광화'는 '백성들에게 빛이 사방을 덮고 교화가 만방에 미친다'라는 뜻이다. 임금의 덕을 빛에 비유해 온 사방을 교화하겠다는 의지였다. 정부는 세상을 밝힐 이 시대의 빛을 미래적으로 재해석 했다.

타이틀 '광화(光化)시대(Age of Light)' '5G가 선사하는 새로운 시대의 빛'을 주제로 '빛처럼 빠른(초저지연, 초고속), 따뜻한 빛으로 치유되는(초연결) 콘텐츠'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첨단기술과 우리의 문화가 만나고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시간과 공간, 인간이 이어짐을 의미한다. 초저지연, 초연결, 초고속이라는 5G 기술은 모든 것을 '연결'하는 통신망이다. 이 '연결'로 광화문은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또 다른 우리를 만나게 할 새로운 광장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 중심인 광화문에 오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눈으로 직접 보고 대한민국과 세계가 이어진 경험을 하며 모두가 즐기고 공감하는 실감형 체험공간을 만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광화시대 8총 실감콘텐츠 중 광화수 전경
광화시대 8총 실감콘텐츠 중 광화수 전경

◇실감콘텐츠 시장, 이제 시작이다

정부는 광화시대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실감콘텐츠 산업에 마중물을 붓고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VR, AR, 혼합현실(MR) 등 실감기술은 2016년 관련 디바이스 발표와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감기술이 제공하는 새로운 이용자 경험, 다양한 콘텐츠 분야와 결합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인해 실감기술은 콘텐츠 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았다.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관련 콘텐츠도 제작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가의 디바이스, 불완전한 기술, 기대보다 낮은 몰입도와 콘텐츠 수준, 킬러 콘텐츠 부족 등으로 당초 기대와 달리 본격 확산 단계에 접어들지는 못했다. 주로 게임 콘텐츠를 중심으로 VR와 AR가 접목되고 있으며, 360° 영상은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접목이 시도된다.

게임을 제외하면 실감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이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 가능성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많지 않다. 게임을 중심으로 기존 대작 게임을 VR 콘텐츠로 출시한 사례가 있다. 실험적이기는 하지만 애니메이션, 만화 등 콘텐츠 영역에서 실감기술을 활용한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기술 발전, 콘텐츠 다양화, 이용자 경험 확대 등에 따라 현재 문제점들이 개선된다면 시장 형성과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