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 수소·전기차 승부수…'넥쏘' 이어 '아이오닉5' 공개

현대자동차가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일본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내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전기차 '아이오닉5'를 소개했다.

현대차 일본 트위터. 아이오닉5 티저 영상을 올렸다.
현대차 일본 트위터. 아이오닉5 티저 영상을 올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일본법인이 운영하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에 아이오닉5를 소개하는 티저 영상을 올렸다. 앞서 현대차는 9월 일본 공식 홈페이지와 SNS 등을 열고 수소차 '넥쏘'를 알려왔다. 넥쏘에 이어 아이오닉5를 추가로 선보이면서 현대차가 일본 수소·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가 내연기관차 대신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일본 재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은 일본 친환경차 정책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글로벌 주요 국가 가운데 수소차 충전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됐다. 일본 수소 충전소는 130여곳으로 우리나라 네 배 이상이다. 정부 차원에서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일본 홈페이지.
현대차 일본 홈페이지.

넥쏘는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주요 경쟁사로 여겨온 일본 토요타나 혼다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시장에 팔린 수소차 6664대 가운데 넥쏘는 4917대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토요타 미라이는 767대, 혼다 클래리티 187대에 그쳤다. 내년에는 토요타가 미라이 성능을 대폭 개선한 2세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수소차 시장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가 내년 초 출시할 아이오닉5 역시 일본 전기차들과 비교해 기술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한 아이오닉5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준의 넉넉한 실내 공간에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달릴 수 있다. 20분 이내 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 콘셉트 모델.
현대차 아이오닉5 콘셉트 모델.

앞서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승용차 시장에 진출했으나 8년 만인 2009년 판매 부진을 이유로 철수했다. 철수 당시 현지 누적 판매량은 1만5000여대에 그쳤다. 이후 현대차는 상용차 판매와 일부 연구개발 부서만을 유지해왔다.

현대차가 다시 일본 소비자들과 소통 확대에 나선 것은 올해 하반기부터다. 홈페이지와 SNS를 열고 넥쏘 차량 정보와 사진, 영상 등을 꾸준히 올리며 앞선 수소차 기술을 알려왔다. 게시물에 등장한 넥쏘는 일본 번호판을 달고 현지화 작업도 마쳤다. 오른쪽에 운전대를 뒀고 일본 라디오 주파수 등을 지원한다. 도쿄 중심가에서 넥쏘를 누구나 살펴볼 수 있는 현장 전시회도 열었다.

일본 현지 언론들도 현대차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대차가 2022년을 기점으로 차세대 수소차와 전기차를 일본 현지에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승용차 시장 재진출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홈페이지나 SNS 운영은 현지 소비자에게 현대차 친환경차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