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업인 출신 유영민 비서실장...경제계 높아지는 '기대감'

문재인 정부 5년차...기업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2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2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또 하나의 장면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노영민 비서실장 사직서를 처리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출신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유영민 전 장관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인사 전 여권 안팎에서는 차기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오르내렸다. 모두 문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이른바 '친문 정치인'이다. 유영민 실장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정책실장에 유력하다는 설이 많았다.

문 대통령의 최종 선택은 '유영민 비서실장'이었다. 청와대 2인자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청와대 참모진을 총괄하는 비서실장에 대기업 임원 출신을 앉힌 것이다. 2019년 말 새 국무총리 후보로 떠올랐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기업' 성향이라는 이유로 노동계·시민단체는 물론 당 내에서도 반발에 부딪혔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당시 김 의원은 당 내부에서 조차 여론이 분열되고 있다면서 청와대에 총리직 고사 입장을 전했다.

유 실장은 LG전자 정보화 담당 상무, LG CNS 부사장,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원장, 포스코 정보통신기술 총괄사장 등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당으로 영입한 경제계 인사로 현 정부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을 역임했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은 지난 연말 퇴임 인사 겸 후임 비서실장 인사 발표 자리에서 “코로나 극복과 민생 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다양한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에 취임하면서 “흔히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라고 했다.

유 실장에게도 이와 같은 역할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노 전 실장도 “(유 실장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민 삶의 회복, 대한민국의 도약이라는 국정 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무한 책임의 각오로 헌신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실장은 새해 첫 참모진 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장성' '기동성'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계는 유 실장 부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유 실장은 기업인 출신으로 경영을 직접 해봤고, 행정부처 장관까지 역임하며 두루 역량을 갖춘 인재로 평가받는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투자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개혁과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코로나19와 각종 기업규제 입법 등으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기업 처지를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