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K-RE100 기업 참여 러쉬...탄소중립 첨병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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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까지 탄소 감축 유도
애플·BMW 등 공급망 진입에 유리
정부 적극 행보에 LG·SK 등 호응
신규 이행수단 정착 등 연내 활성화 전망

[이슈분석] K-RE100 기업 참여 러쉬...탄소중립 첨병 역할 기대

시행 3개월을 맞은 '한국형 RE-100(K-RE100)'이 많은 기업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정부가 제도를 발표한 이후 주요 기업이 RE100을 이행하겠다고 선언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과 기관들도 RE100에 참여할 의사를 내비치면서 대기업만 참여하는 글로벌 RE100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형 RE100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등 주요 인증수단이 확립되는 올해 상반기 이후 본격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형 RE100이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E100, 중소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

RE100은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캠페인이다.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클라이밋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제안으로 2014년 시작됐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GM, BMW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이 참여한다.

우리 정부도 2019년부터 RE100을 이행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제도를 준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과 함께 2019년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제도'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K-RE100' 제도 골격을 제시한 후 올해 1월부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산업부는 RE100을 위한 재생에너지 사용인정 수단으로 △녹색프리미엄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지분투자 △자가발전을 내세웠다. 이중 녹색프리미엄제를 제외한 이행수단은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는 등 기업 구매 유인을 높였다.

특히 K-RE100 제도는 대기업만 참여 가능한 글로벌 R100 캠페인과는 달리 중소·중견기업과 기관까지 참여하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글로벌 RE100 캠페인은 연간 전기사용량이 100GWh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이 때문에 규모를 갖춘 기업 위주로 진행된다. 이와 달리 K-RE100은 중소·중견기업과 기관까지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수출 기업이 많은 우리나라는 K-RE100 제도가 적합하다는 평가다. 한 예로 애플 같이 RE100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K-RE100 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을 받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는 셈이다.

◇시행 3개월, 기업 관심↑

산업부는 올해 1월 K-RE100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지난 1월 5일 제3자 PPA를 도입하기 위한 전기사업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한전은 녹색프리미엄 입찰을, 에너지공단은 REC 거래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RE100을 위한 이행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과 기관이 호응은 나쁘지 않다. 한전과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K-RE100 이행 수단 중 REC 구매 시범사업과 녹색프리미엄제에 참여하는 기업은 75개다. REC 구매 시범사업에 REC를 매수하기 위해 참여하는 기업은 38개, 한전 녹색프리미엄제 입찰 참여 기업은 37개다. SK그룹 계열사와 LG화학, 한화큐셀 등이 지난 1월 공고된 녹색프리미엄 입찰에 참여했다. K-RE100 제도가 올해 첫발을 뗐음에도 국내 다수 기업·기관이 관심을 보인 셈이다. 내부적으로 RE100 시행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상하는 기업까지 포함하면 관심도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K-RE100 제도를 공론화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주요 기업도 글로벌 RE100을 선언하고 있다. SK그룹 8개사는 지난해 글로벌 RE100에 등록했다. LG화학, 아모레퍼시픽도 글로벌 RE100에 참여하겠다고 잇따라 선언했다. 그간 국내 기업은 해외 주요국에 비해 글로벌 RE100 참여하는데 소극적이었다. 우리 정부가 RE100 제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요 기업도 호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이후 본격 확대 전망

K-RE100 제도는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제도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RE100 주요 이행수단인 녹색프리미엄제와 REC 구매는 오는 5월 이후 시행될 예정이고, 제3자 PPA 또한 관련 고시를 거쳐 올해 상반기 안에 시행될 전망이다.

또 국회에서는 직접 PPA를 가능하게 한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RE100 이행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전기판매사업자(한전)와 전기자동차충전사업자를 제외한 다른 사업자는 전력시장을 거쳐야만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지만 이번 법 개정안에서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에 한해 직접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법이 통과되면 E100 이행수단 중 하나로 한전 중개 없이 전기판매자와 구매자가 자유롭게 전력구매와 판매를 계약할 수 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REC 구매 시범사업의 경우 기간 내에 신청하지 못해 참여하지 못한 기업도 많다”면서 “올해 상반기 안에 제3자 PPA가 도입되고, 하반기에 직접 PPA까지 도입되면 기업 관심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