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경쟁에 여야 모두 '반도체특위' 설치…커지는 '이재용 사면론'

민주, 변재일 위원장 중심으로 첫 회의
국민의힘 "반도체 육성전략 구체화"
JY 사면 놓고 박용진'반대' 이광재 '찬성'
이재명·이낙연·정세균 '신중한 접근'

최근 반도체 대란으로 미국이 자국 반도체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가운데 우리 정치권도 반도체 육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야 모두 당내 '반도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산업 지원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국내 반도체 대표기업인 만큼 이를 이끌 수장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을 두고 대권주자별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출범식·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출범식·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당내 반도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반도체 지원방안 논의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위원장이 개편된 체제의 반도체 특위를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열었다. 새 위원장에는 참여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변재일 의원이 임명됐다. 기존 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은 부위원장 겸 간사를 맡았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출범식에서 “많은 전문가는 향후 5년 세계 반도체 지형이 크게 변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4차 산업혁명 수요 폭증, 주요 국가들 간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 심화에 따라 기존 산업이 전반적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대결 속에 우리 반도체의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특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난 13일 K-반도체 전략이 발표됐는데 관련법 개선 사항을 꼼꼼히 점검하고, 글로벌 시장 재편에 따른 산업지원 방안 등을 모색해주길 바란다.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의힘도 당내 반도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반도체 특위 위원장에는 유의동 의원이 임명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은 국가 경쟁력 기반이 되는 반도체 및 백신 등 미래 핵심전략 산업육성에 초당적으로 협력해나갈 것”이라며 “당내 반도체특위 구성해 실질적 반도체 육성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경북 구미에서 반도체 및 미래첨단소재 분야 기업인들을 만나 '선도적인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여야 주력 대권주자들 역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식에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우리가 가진 (반도체) 성장의 토대를 확보해야 한다. 협력과 지원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찾았다. 연구소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연구원들의 고충을 들었다.

반도체 산업 육성과 함께 나오는 이야기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이다. 대권주자마다 입장이 다르다. 사면 반대론자는 박용진 의원이다. 박 의원은 사회 지도층일수록 법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며, 사면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후보 시절에는 사면 반대를 외치다 지금은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정면 비판했다.

이 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등은 국민 공감대가 다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산업 육성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광재 의원은 이 부회장이 반도체와 백신 부분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사면을 검토하자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 경제계도 이 부회장 사면을 공식 촉구하면서 추후 사면론을 둘러싸고 논의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