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일상에 스며든 메타버스…이통사 시장 선점 나선다

SA "4년 뒤 시장 규모 6배 이상 커질 것"
온·오프 연계 '가상경제' 수익성 확인
현실감 높인 다양한 디바이스 속속 등장
디지털 휴먼 활용 분야도 점차 확대

[산업리포트]일상에 스며든 메타버스…이통사 시장 선점 나선다
SK텔레콤이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ifland에서 구현된 운동회.
SK텔레콤이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ifland에서 구현된 운동회.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메타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디지털 뉴딜 2.0' 사업에 5년간 46조6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KoVRA)와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MOIBA)는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를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3차원 가상 공간을 의미한다. 단순 가상현실(Vitrtual Reality)보다 참여도가 높아진 가상 세계 개념이다.

네이버, 엔씨소프트, 페이스북, 로블록스 등 플랫폼 기업과 게임 업계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도 메타버스 플랫폼과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전망한 메타버스 성장곡선과 전 산업 확산 추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전망한 메타버스 성장곡선과 전 산업 확산 추세.

◇시장 규모 6배 이상 커진다

메타버스는 향후 IT 산업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모임이 축소되면서 메타버스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025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로 대표되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현재의 6배 이상인 270억달러(약 31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 관련 시장은 크게 △플랫폼 △디바이스 △디지털 휴먼 등으로 나뉜다.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이 게임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유저가 가상자산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고 다른 유저와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교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확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플랫폼 참가자 수익모델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가입자가 급속히 증가한다는 점은 메타버스 확산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공연·패션·유통 등 다양한 업권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미국 힙합가수 트레비스 스콧은 지난해 4월 게임 포트나이트를 통해 아바타 콘서트를 개최해 오프라인 콘서트 수익의 약 10배를 냈다. 명품 브랜드 구찌는 현실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의 가방과 의류 등을 1만원에 판매해 가상 경제 수익성을 확인했다. 편의점 CU는 'CU제페토한강공원점'을 열어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해당 상품을 픽업할 수 있게 하는 등 메타버스 시장의 온·오프라인 연계 가능성을 보여줬다.

플랫폼이 활성화되며 메타버스 디바이스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메타버스 경험은 모바일과 PC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메타버스 디바이스로 현실감이 높아지며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가격 또한 감소하며 VR·AR 기기 판매량이 급증해 메타버스 대중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 활용도 높아지고 있다. 활용 분야는 엔터테인먼트, 유통, 금융, 교육, 방송 등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뉴스를 읽어주거나 인플루언서로서 상품을 홍보한다. 인간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점, 소비자 취향에 맞게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는 점, 전문 인력이 없는 기업도 자사 서비스에 디지털 휴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활용 저변이 넓어지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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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자체 플랫폼·스튜디오 개발

'탈통신'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AR·VR 등 혼합현실 사업 강화에 힘써온 SK텔레콤은 기존 혼합현실(MR)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MR서비스CO의 조직 명칭을 메타버스CO로 변경하고 메타버스 산업 선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체 제작한 가상현실 기반 플랫폼 '점프 VR' 애플리케이션(앱) 이름을 '점프 버추얼 밋업'으로 변경한 후 7월 기능을 업데이트해 'ifland'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작년 10월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 혼합현실 제작소인 '점프스튜디오'를 열었다. 고품질 3차원(3D) 홀로그램을 만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5세대(5G) 통신 콘텐츠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등 적극적인 메타버스 중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용 사례도 적극 창출하고 있다. 3월, 순천향대와 협력해 국내 최초 메타버스 입학식 선보였다. 7월에는 고려대에 메타버스 기반 캠퍼스를 조성, 고연전 응원을 메타버스에서 치를 예정이다.

자사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도 메타버스 방식으로 진행했다. 앱을 통해 개설된 가상 설명회장에는 구직자들과 SK텔레콤 실무자가 아바타 형태로 참여했다. 시간 및 공간적 제약으로 지역별 설명회를 찾을 수 없었던 취업준비생 등 다수 인원이 채용 설명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방역 문제도 없어 심리적 부담감도 낮췄다.

최근에는 K-팝 스타들과 협업해 'K-팝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점프 스튜디오'의 볼류메트릭 캡처 기술로 아이돌 디지털 휴먼 콘텐츠를 제작해 점프 AR 플랫폼에 공개했다. 뮤직비디오 역시 메타버스 형식으로 새롭게 제작해 K-팝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를 제시했다.

점프스튜디오의 볼류메트릭 캡처 기술을 비롯, 점프 AR점프 버추얼 밋업 등 SK텔레콤 MR 인프라는 앞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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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글로벌 원팀 결성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6개국 7개 사업자로 이뤄진 5G 콘텐츠 동맹체 'XR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는 5G 콘텐츠 동맹체 출범은 세계 최초다.

동맹체에는 퀄컴, 벨 캐나다, KDDI, 차이나텔레콤 등이 참여했으며 3월 버라이즌, 오렌지, 청화텔레콤이 추가 합류했다. 5월에는 AR 기업 트리거가 가입하는 등 참여 업체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XR 얼라이언스 취지와 역할은 'XR 콘텐츠를 같이 만든다'는 것이다. 고품질 XR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XR 얼라이언스 연계를 통해 비용적 효율과 기술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제작·제공할 콘텐츠는 정기적 회의를 통해 선정한다. 회원사가 매월 투자를 하거나 사전 저작권을 확보할 콘텐츠를 결정하면 파트너가 제작하는 방식이다.

첫 콘텐츠는 국제 우주 정거장 'ISS'에서 촬영된 VR 영상으로, 정식 명칭은 'Space Explorers:The ISS Experience'다. 펠릭스 앤 폴 스튜디오와 타임 스튜디오,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과 협력해 3D VR 최초로 실제 우주에서 촬영한 우주 유영 모습을 담았다.

XR 얼라이언스는 앞으로 공연, 스포츠 스타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로 실감형 콘텐츠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VR, AR, MR뿐만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구현하거나 신기술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정부 대상(B2G) 국내 메타버스 시장 선점도 시도한다. 6월, LG유플러스는 공주시, 부여군,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백제 세계문화유산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부여 정림사지와 공주 공산성 등에서 관람객은 5G AR글라스인 'U+리얼글래스'로 역사적 공간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눈앞에 띄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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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중소업체와 원팀 만들어

KT는 산업(B2B) 분야에서 관련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업과 시장 성공 경험 및 사례를 공유하고 시장 규모를 키워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B2B 원팀'을 구성했다.

메타버스 원팀은 메타버스 업계 내 중소기업과 함께한다. 현재 KT는 'Smart Campus on Metaverse'사업, '광화시대 프로젝트' 'MR스포츠' 'AR원격협업' 등에서 딜루션, 모온컴퍼니, 코아소프트 등과 협업하고 있다.

KT는 C(Contents), P(Platform), N(Network), D(Device) 각 분야 전문사를 모았다는 설명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호 보완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고, 정보교류를 통해 한층 더 완성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특이한 점은 참여사가 KT와 사업을 함께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참여사들과 새로운 사업을 함께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작은 성공이라도 차근차근 밟아 나가기 위해 '스몰윈'을 추구하며 고객에 따뜻한 메타버스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각종 분야에 휴머니즘을 접목한다.

5월 KT 스퀘어에서 진행했던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는 홀로그렘텔레프레즌스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참석자를 홀로그램으로 구현해 탄소 중립 가능성을 생생하게 전했다.

MR 서비스인 '리얼큐브'를 통해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어려운 어린이를 위한 비대면 운동회를 시범 개최했고, 시니어를 위해서는 메타버스 치매예방 체육활동을 진행했다.

KT는 지금까지 진행해온 홀로그램 사업과 각종 VR 사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참관객들이 마이크로스프트사의 HMD를 체험하고 있다.
참관객들이 마이크로스프트사의 HMD를 체험하고 있다.

◇메타버스 빛과 그림자…규제 필요성 대두

메타버스 시장은 점점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으나, 안전성 미확보, 폭력 규제 미비, 저작권 보호, 딥페이크 사기, 무분별한 성인물 유통 등 역기능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방면에서 규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포켓몬 고'와 같은 메타버스 콘텐츠 이용 시 교통사고의 위험과 사유지 침범 등 문제가 대두된 만큼, 안전하고 대중에 개방된 지역에서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콘텐츠 내 폭력적 행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 폭력 규제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위작·저작권 이슈에 대응한 보증 시스템, 검수·인증 시스템 등 보완책 논의도 필요하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디지털 휴먼 구현에 있어 부정적 활용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제도 및 사회적 합의 도출도 시급하다. 사용자 몰입을 저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디지털 휴먼 영상에 가상으로 만들어졌음을 알리는 표시를 의무화하는 등이 고려되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중독 방지를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며, 무분별한 성인물 유통을 막기 위한 접근성 논의도 필요하다. 실감 콘텐츠 특성에 맞는 영상물 등급 분류체계 마련도 시급하다.

메타버스 전문가인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메타버스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깊다”면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업계라 새로운 사업 모델이 생길 때마다 사이드 이펙트가 생길 수 있어 규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 이동통신사 별 메타버스 사업 현황

[표] 메타버스 관련 시장

[산업리포트]일상에 스며든 메타버스…이통사 시장 선점 나선다

[산업리포트]일상에 스며든 메타버스…이통사 시장 선점 나선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