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대재해법과 안전시스템 개발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기고]중대재해법과 안전시스템 개발

장용준 경우시스테크 대표 yjchang@kyungwoo.com

작년부터 산업 현장을 들썩이게 하는 중대재해법 시행(1월 27일)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법안은 기업을 옥죄는 법안이라며 찬반 논란이 지속되고 있으며, 아예 '면책조항' 신설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보도되는 중대재해법 시행 키워드는 이전보다 강화된 사업주 혹은 경영책임자의 직접적인 처벌과 엄중한 형벌이 주요 골자이다. 중대재해법의 목적은 '안전사고 예방과 국민 생명보호를 위함'이라고 국토부는 여러 차례 메시지를 전하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예방해설서'까지 배포했지만 이마저도 모호한 기준들로 혼란을 가중시키는 듯하다.

기업이 안전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철저한 현장 안전관리가 이뤄져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 모든 논란이 불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11월 기준 790명이었으며, 이는 정부가 작년보다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리며 감소시키고자 했던 사고 사망자 수(616명)에는 못 미치는 기록이다.

되풀이되는 산업 현장에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사업주, 기업의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업무 분담과 상호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사업자들의 예방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업주들은 중대재해법의 목적은 처벌이 아닌 예방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그동안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안전보건 조치 의무 부재를 개선하고자 했으나 지속되는 사고에 발현된 것이 중대재해법이다. 이제는 처벌을 피해 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아닌 사고 원인을 제거하고 산재를 예방하는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에 힘써야 할 때다.

안전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솔루션 기업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우리나라는 안전보다 생산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불편함과 안전은 언제나 트레이드오프 관계였고 작업자 거부감은 생산성 저하 요인이 됐다. 자연스레 작업 현장에서 안전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 중심 안전이 기본이 되는 현장을 위해서는 기업이 생산 효율성을 저하하지 않으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제안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적정 기술 선택지를 매우 빠르게 넓혀 나가고 있다. 통신 기술들은 속도와 거리, 전력 효율성 등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은 지금까지 사람의 경험에 의해 수행됐던 상황 분석과 의사결정을 보다 일관되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주는 아직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못한 기술들이 현장에 적용돼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술 과잉시대에서 기술을 시장에 공급하는 기업들은 하이테크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 요구보다는 기술 과시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려 하기도 한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적정 기술이란 기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현장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현장 특성과 문제점을 이해하고 다양한 기술 융복합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지속적으로 현장의 환경 변화를 대응할 수 있는 지속성을 갖춰야 한다.

법안 시행을 앞두고 많은 사업주들이 안전 관련 내부 지침을 정비하고 안전 인력과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기업들 또한 현장 노하우를 통해서 적절한 기술이 사용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로 중대재해 예방에 대한 사회 경각심을 높이고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