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네이버·카카오 등 IP 영상화로 K-콘텐츠 저변 넓힌다

[스페셜리포트]네이버·카카오 등 IP 영상화로 K-콘텐츠 저변 넓힌다

원천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2차 콘텐츠 제작 IP 원소스멀티유스(OSMU)가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지형을 만들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과 인기가 검증된 IP를 새로운 장르로 제작해 원작 인기를 잇는 등 IP 수명을 늘리고 수익을 극대화하며 불확실성은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인기 IP 하나면 소설, 만화, 영화, 드라마, 게임, 광고, 테마파크, 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저변 확대가 가능해졌다.

국내외 드라마·영화 제작사 다수가 신작을 개발할 때 웹툰·웹소설 IP를 먼저 검토하고 있다.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이 흥행하자 원작 IP 네이버웹툰 조회 수가 약 80배 폭증하는 등 IP OSMU에 따른 콘텐츠 사업 선순환구조도 확인됐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은 '웹소설-웹툰-영상'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국내외에 구축하고 있다. 공모전 개최 등으로 IP를 직접 발굴하고 작가를 양성하며 국내외 IP 플랫폼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래디쉬·타파스·우시아월드·픽코마 등 해외 웹소설·웹툰 플랫폼을 인수하는 등 IP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네이버와 카카오뿐만 아니라 KT그룹 스토리위즈가 블라이스 플랫폼을 강화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가 연내 웹툰 서비스를 공식화했다. NHN, 우아한형제들 등도 웹툰 시장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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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게임·메타버스로 IP 확대

네이버웹툰은 본격 IP 영상화 사업을 진행한 지 10년 이상된 베테랑 기업이다. 웹툰 IP와 영상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웹툰·웹소설을 드라마나 영화로 변환하고 영상 창작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등 스토리텔링 비즈니스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그동안 자사 IP로 40편 이상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패션왕'과 네이버TV '연애세포'를 시작으로 티빙 '유미의 세포들', 넷플릭스 '지옥' '스위트홈' 'D.P.', 웨이브·SBS '모범택시', SBS '그해 우리는', 애니플러스 '신의탑'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넷플릭스·티빙 등 OTT와 tvN·OCN·KBS·MBC 등 방송사를 통해 영상화된 IP를 공개할 계획이다. 1월부터 지금까지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과 '모럴센스', 티빙 '내과 박원장', OCN '우월한 하루' 등 네이버웹툰 IP 영상화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MBC '내일', tvN '유미의 세포들2', 티빙 '방과 후 전쟁활동', KBS '법대로 사랑하라' 등 연내 20편 이상 웹툰·웹소설 IP 영상화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인수한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IP도 적극 영상화한다. 왓패드에서 약 3억뷰를 기록한 웹소설 원작 영화 '스루 마이 윈도'가 넷플릭스 스페인 오리지널로 공개되고, 할리우드 배우 로비 암멜이 연출한 웹소설 원작 영화 '플로트'도 개봉될 예정이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넷플릭스 시리즈 '키싱 부스'와 세계 17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애프터' 등도 왓패드 IP 기반 영상콘텐츠다.

네이버웹툰은 한국콘텐츠진흥원·구글플레이와 손잡고 웹툰 IP를 게임으로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IP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희윤 네이버웹툰 IP 비즈니스 리더는 “네이버웹툰은 앞으로 제작·투자 등 창작 과정에 직접 참여해 스토리텔링 비즈니스를 보다 넓히고 드라마·영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으로 시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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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글로벌서 통하는 IP 개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기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하는 '노블코믹스' 시스템을 웹툰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개별 IP 라이프사이클을 확대하고 창작자 수익 확대에 기여했다.

이후 '스틸레인'과 '강철비'처럼 웹툰과 영상 세계관을 교차해 연결하는 프로젝트부터 '승리호' 등 웹툰과 시나리오를 동시 개발하는 프로젝트,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옷소매 붉은 끝동' 등 노블코믹스된 작품을 영상화한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스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2006년 웹툰·웹소설 IP 영상화를 시작한 이후 2020년까지 60여 IP를 영상콘텐츠로 제작했다. 지난해에는 'Dr.브레인' '경이로운 소문' '술꾼도시여자들' 등 50여 작품이 영상화됐다. 2020년 대비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첫방송한 SBS '사내맞선'과 상반기 SBS에서 방영될 '어게인마이라이프'와 KBS2 '징크스의 연인', 하반기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될 '무빙', 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연내 제작될 '트레이스' 등이 카카오엔터 IP다. 이외에도 '아쿠아맨' '신성한 이혼' '바니와 오빠들' '남남' 등 카카오엔터 원작 IP 드라마를 기획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자사 IP를 게임·애니메이션·오디오드라마 원작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활용하고 메타버스나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과 결합하는 등 IP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콘텐츠로 변주를 통해 IP 라이프사이클을 확대하고 창작자와 상생 생태계를 구축한다.

또 '슈퍼 IP 캠페인'으로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IP 개발에 집중한다. 픽코마, 타파스와 래디쉬, 카카오웹툰 태국·대만, 카카오페이지 인도네시아 등 카카오엔터 글로벌 네트워크에 오리지널 IP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황현수 카카오엔터 스토리사업부문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엔터 IP 중 영상화 판권 계약 수는 50건 이상이었다”며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는 것을 협의 중인 IP를 포함해 올해는 보다 많은 IP가 영상화 계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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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위즈, IP 대안 플랫폼 자리매김

스토리위즈는 원천 IP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상화와 출간 계약을 동시에 추진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중심 콘텐츠 IP 생태계에서 대안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스토리 자체, IP가 가진 가치를 인정받는 계획이다.

웹소설·웹툰 제작·유통과 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를 운영하는 스토리위즈는 IP 기반 소재 발굴·콘텐츠 제작·굿즈 판매 등 각종 사업을 추진한다. 자체 IP '컬러러쉬'를 시즌제 드라마로 제작했으며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웨이브·티빙 등 국내 OTT용 영화로 재제작했다.

컬러러쉬는 국내는 물론이고 대만, 일본, 홍콩, 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 북미,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인도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보였다. 글로벌 인기를 바탕으로 크라우드펀딩 형태로 굿즈를 판매했다. 굿즈 구입에는 38개국 팬이 참여했으며 목표 대비 펀딩 150%를 달성했다.

KT스튜디오지니와 협업해 웹툰·웹소설 작가를 발굴·양성하는 등 다양한 IP를 확보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올해 '브레이크 포레스트' '위험한 신혼부부' '구원' 등 자체 IP 6편 이상을 드라마로 기획 개발하고 있다.

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는 “스토리위즈는 자체 IP를 확보하고 다양한 이용자 수요를 충족할 새로운 장르 IP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웹소설 IP를 활용한 '컬러 러쉬'와 '뒤틀린 집'이 성공작으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KT스튜디오지니와 케이티시즌 KT그룹사와 협업 등으로 IP OSMU를 다각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