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조직개편 최대 쟁점은 '통상' 기능 이관이다. 외교부 전직 관료를 중심으로 통상 기능을 다시 외교부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산업부는 '경제안보' 시대에 통상을 외교정책과만 연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세계적으로 공급망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경제안보'가 필요한 시점에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실사구시형 통상'을 펼쳐야 한다고 맞선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의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부 조직개편 논의 과정에서 통상 기능 이관이 산업부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에 있던 통상 기능을 산업부로 이관한 바 있다. 외교부는 통상 기능을 다시 가져오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외교부는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산업부 통상 기능 이관을 주제로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산업부 또한 외교부 업무보고에 맞서 대응논리를 펼 계획이다.
산업부는 외교부가 통상 기능을 다시 가져가면 경제안보가 중요한 시대에 통상이 외교정책과만 연계되는 것을 우려했다. 또 외교부가 통상 기능을 가져가면 외교·안보 논리에 통상 논리가 종속되고 협상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 특유의 정무적 판단으로 통상 분야를 판단하면 국제정세와 어긋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산업부는 세계적으로 '경제안보'가 중요해지는 시점에 통상도 산업정책과 밀접하게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위기가 수시로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급망·과학·기술·사이버보안·에너지·무역 등 경제 전 분야를 포괄하는 '경제안보'가 국가안보 핵심축으로 부상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제조업 비중이 높은 나라는 경제안보를 우선시해야 하는 데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 없이는 통상 이슈 대응도 어렵다는 주장이다.
미국 등 주요국도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바탕으로 자국의 경제조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표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CNAS(Center for New American Secrutiy)는 지난해 7월 발표한 '경제안보 시대 대응전략'에서 미국 상무부가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AS는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로 미국 상무부의 역할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출통제 업무만 담당하던 산업안보국(BIS)에 미국 기술 공급망 규제·보호 임무를 부여하고, 미국 상무부 전체 예산·기능도 증대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에 산업부의 산업정책 담당 조직은 강화될 전망이다. '민간 주도 실용적인 산업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최적화된 인력과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조직 격상 등 큰 범위 개편보다는 인력·조직이 증원되고 편제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당선인 정부 인수위는 경제2분과 간사로 산업부 출신 이창양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를 선임한 바 있다. 인수위는 이 교수 선임 사유로 “기업·산업계가 원활하게 소통하는 민간 주도의 실용적인 산업정책을 입안하는 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민간 산업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 확대가 필요하다.
'산업혁신 부총리'급으로 격상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행 '여소야대' 국면을 고려하면 조직 격상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산업·기술·기업을 총괄하고 민간 산업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을 최적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 중심의 경제성장, 시장기능 활성화, 민간 기업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을 지원하던 것은 산업부가 늘 해오던 역할”이라면서 “다만 정부 조직개편은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하는데 현행 여소야대 국면을 고려하면 조직개편이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