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기술교육대, '메타버스'로 교육훈련 혁신 선도한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3차원(3D) 실험·실습 환경을 가상공간에 구현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3차원(3D) 실험·실습 환경을 가상공간에 구현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기술교육대가 '스마트직업훈련플랫폼(STEP)'을 고도화하고 연내 에듀테크 기반 최첨단 실험·실습 시설 '다담 미래학습관'을 준공, 교육훈련 혁신을 선도한다. 급변하는 디지털 융·복합 산업구조에 대응할 수 있는 웹 3.0 기반 학습자 주도형 온·오프라인 교육훈련 생태계를 조성한다. 윤석열 정부가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를 비전으로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 등을 주요 교육정책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충청권 과학기술교육을 대표하는 한기대를 찾아 디지털 기반 직업훈련 현장을 살펴봤다.

한기대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현실과 가상공간의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세상 '메타버스' 기술을 학교 현장에 적극 운영한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오프라인 소통과 협업을 디지털 전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한기대는 본교 캠퍼스(천안)를 메타버스 세계에서 3차원(3D) 지도(Map·맵)로 구축해 다양한 수업 활동과 각종 행사에서 활용한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각종 콘퍼런스나 교직원 발표회를 연다거나 학생들이 비대면으로 메타버스 공모전이나 동아리·학과 소개전에 참여하고 실제 수업에서도 다양한 교수·학습법을 통해 현실 수업과 융합 운영한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상호작용 기반 멀티미디어 메타강의실을 구축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상호작용 기반 멀티미디어 메타강의실을 구축했다.

◇99개 VR·AR 가상훈련 콘텐츠, B2B·B2C로 15만여명에게 제공

한기대는 지난 15년 동안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가상훈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발전시켜왔다. 작년까지 기계 분야 56개, 전기·전자 분야 20개, 건설 분야 9개, 환경·에너지·안전 분야 6개, 재료 분야 4개, 화학 분야 3개, 디자인 분야 1개 등 총 99개 VR·AR 가상훈련 콘텐츠를 개발했다. STEP을 통해 민간 및 공공훈련기관, 특성화고, 민간기업 등 600여개 직업훈련 관계 기관과 기업에 보급해 약 15만3000명이 이용했다.

한기대 가상훈련 콘텐츠는 첨단 및 고가의 실습 장비와 대형장비를 가상으로 대체해 예산을 절감 시킨다. 또 시·공간 제약을 극복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가상(VR)장비로 실습이 가능하다. 장비 내부의 동작 원리 파악 및 분해·조립 등 반복 실습이 가능해 기능 숙달과 자격증 취득 실기에 도움이 된다. 유지보수 및 위험 상황을 대비해 실전 모의실습과 안전한 실감형 실습 환경을 제공한다.

가상훈련 콘텐츠를 보급받거나 활용한 훈련교·강사와 훈련생의 사용자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평균적으로 4.42점(5점 만점 기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연도별 사용자 만족도는 2017년 4.42점, 2018년 4.50점, 2019년 4.45점, 2020년 4.41점, 작년 4.30점으로 나타났다.

특성화고 교사는 “실제 실습 전 가상훈련 콘텐츠 실습으로 주변 환경에 익숙해지고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평가했고, 직업훈련원장은 “훈련생이 많고, 좁은 공간 실습에 한계가 있는데 개인화된 가상실습으로 상세한 절차나 부품연결 등의 과정을 알 수 있어 실제 실습 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산업현장 체험이 어려운데 취업 전 반도체·클린룸 등 가상체험으로 사전 현장경험 대체가 가능하다”고 전했고, 공업고등학교 교사는 “교사가 모든 학생에게 장비 동작 및 방법을 일일이 가르치지 않아도 학생 스스로 조작, 튜토리얼 학습이 가능한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기대의 가상훈련 콘텐츠는 민간·공공 직업훈련기관, 특성화고, 기업 등에 '기업간거래(B2B)'나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형태로 다양하게 보급·서비스 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기대가 개발한 가상훈련 콘텐츠 22종을 포스코인재창조원에도 보급했다.

작년 개발된 신규 20개 과정들은 가상훈련 콘텐츠의 사용편의성 및 훈련 몰입감을 극대화 하기 위해 개인용컴퓨터(PC)와 웹버전으로 개발됐다. 뿐만 아니라 360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나 눈을 가리지 않는 '비몰입형'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활용해 교육훈련 교육훈련의 효과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렇게 개발된 가상훈련 콘텐츠는 STEP 누리집을 통해 국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가 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3차원 지도(3D Map)을 구축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3차원 지도(3D Map)을 구축했다.

◇'한기대 메타버스 월드' 구축…졸업작품 전시부터 각종 교육훈련 접목

한기대는 올해 1학기 개강에 맞춰 분야별 직업훈련 콘텐츠가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에 호환될 수 있도록 객체 하나하나를 직접 제작해 메타버스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월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해 교수와 학생이 가상 캠퍼스에서 양방향 소통하며 강의, 원격 영상회의, 조별 활동, 퀴즈 등 다양한 오프라인 교육을 대체하고 있다. 또 외부 콘텐츠와도 연결하고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법과 맵을 공유하며, 한기대 재학생과 교수진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센터를 통해 다양한 팁을 제공하고 있다.

4월에는 재학생이 주도해서 만든 '로블록스(Roblox) 플랫폼' 기반 메타버시티(Meta-versity) 캠퍼스 '한기월드'를 구축했다. 한기대 상식 퀴즈광장, 다양한 빌런들과 만나는 생존 도서관, 스마트팩토리 접목 마스코트 펫을 획득할 수 있는 에너지펫토리, 레이싱 게임인 자율주행 대전 등 다양한 게임과 이벤트를 통해 재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확장해 가고 있다.

특히, 5월부터는 내외부 사용자의 사용성 테스트를 거쳐 만들어진 메타버스 플랫폼 '스페이셜(Spatial)'을 기반으로 한 '한기대 메타버스 월드'를 다양한 교육훈련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대학의 30주년 역사와 재학생들의 졸업작품과 그간의 연구성과를 전시한 '나래돔' △타 기관과의 각종 회의나 업무협약이 가능한 '메타버스 대회의실' △대규모 행사와 이벤트를 실행할 수 있는 '대강당'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간 상호작용과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메타강의실' △기술교육과 공학교육의 핵심 시설 '메타버스 기반 3D 실험·실습실' △현장의 스마트팩토리를 실제와 같이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K-팩토리' 등을 구현했다.

이러한 메타버스 환경은 올해 1학기 메타버스 시범운영 과정으로 실시되고 있는 메타버스 개론, 스마트시스템 디자인, 휴먼 컴퓨터 인터랙션(HCI, Human Computer Interaction) 등에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범운영 과정에 대해서는 결과보고서 도출과 함께 메타버스 활용한 한기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용성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된 메타버스 기반 교육훈련 운영 노하우는 고용노동부 평생직업능력개발의 메타버스 활용, 확산에 연계할 방침이다.
이성기 한기대 총장은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추진한 가상훈련 개발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가상 기반으로 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융복합 산업구조에 대응하는 교육훈련 생태계를 마련하겠다”면서 “메타버스 신기술을 활용한 학습자 주도형 온·오프라인 교육훈련의 체계적 연계와 함께 차별화된 3D 기반 실험·실습형 메타버스 서비스 확장을 통해 한시적 유행을 넘어 미래 교육훈련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재학생 공모전을 열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재학생 공모전을 열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