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업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의료 데이터 개방 요구도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지목,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업계와 협약, 투자 등 연합군 형성에 적극적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공공 의료 데이터 개방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의 양과 활용 범위에 따라 플랫폼 내 서비스 활력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헬스케어 분야 전문기업과 손잡고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마이데이터 플랫폼 '뱅크샐러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으로 사업 보폭을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유전자 분석 업체 '마크로젠'과 협업해 서비스 하고 있는 유전자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유전자 검사 서비스 오픈 이후 현재까지 누적 신청자가 13만7000명에 이른다. 올해 선착순 유전자 검사 서비스 인원을 하루 500명에서 700명으로 확대했는데도 평균 경쟁률 30대 1을 넘기고 있다.

플랫폼 업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의료 데이터 개방 요구도

이어 최근에 출시한 '내 위험 질병 찾기 서비스' 경우 이용자들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개인의 건강 관련 공공 데이터를 서비스와 연결하는 비율이 기존 대비 2배 증가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뱅크샐러드측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의 경우 평균 5회 이상 시도해야 성공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다양한 잠재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설립된 카카오헬스케어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10여곳의 기업·대학병원과 사업 협력을 맺었다. 고대안암병원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연세대병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어 스마트병원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대병원 등과도 추가 협업을 논의 중이다.

지니너스와는 소비자직접의뢰(DTC) 개인유전체 진단 서비스와 정밀의료 인공지능(AI) 플랫폼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신사옥내 사내 병원에서 임직원 대상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먼저 시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의약품 빅데이터 '원스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 헬스케어 콘텐츠 플랫폼 기업 '위뉴' 등과 손잡으며 기반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제2사옥에 사내 병원 '네이버케어'를 설립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사내 병원이 테스트베드가 될 예정이다. 본사 직원 4300여명을 대상으로 의료데이터 처리, 원격진료 등 서비스를 먼저 진행한다.

네이버 역시 카카오의 투자 행보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전체분석 전문 회사인 '아이크로진', AI의료 기기 스타트업 '엔서', 오디오기반 피트니스앱 '사운드짐' 등 다방면의 스타트업에 투자,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앞다퉈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서비스 한계점도 드러나고 있다. 제한된 의료 데이터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의료법 제21조 2에 따라 민간기업에 개인 진료기록 전송이 불가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질병관리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하고 있는 건강 관련 정보의 경우 정부가 운영하는 앱으로만 전송할 수 있고 민간 기업은 활용에 제한적이다. 열람할 수 있는 의료정보도 최대 120만명의 진료 데이터로 제한하고 건강보험 진료 환자의 약 3%만 선별해 비식별 의료 정보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은 새로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유입하지 못하거나 데이터 확보에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경우 결국 서비스의 활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혁신을 위해선 금융에 이어 보건 분야도 마이데이터를 개방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다양한 협력 기회가 만들어 져야 한다”고 말했다.

<표>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및 협업 현황

<자료:업계 종합>

플랫폼 업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의료 데이터 개방 요구도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