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리콜 200만대 역대급…“전동화 결함 급증”

6년 연속 증가…누적 차종 901개
기아-현대-벤츠-르노-테슬라 順
배터리·모터 내연기관 대체 원인
“원천기술 확보 근본 해결책 필요”

車리콜 200만대 역대급…“전동화 결함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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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자동차 리콜 대수가 7개월 만에 200만대를 넘어섰다. 6년 연속이자 BMW 차량 화재로 대규모 리콜 사태가 일어났던 2018년 이후로 최단 기간 200만대 돌파 기록이다. 자동차 전장화 관련 리콜 증가, 소비자의 결함 신고, 제조사의 자발적 시정 강화 등 영향이 크다.

자동차리콜센터 홈페이지 화면.
자동차리콜센터 홈페이지 화면.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시행한 자동차 누적 리콜 대수는 901개 차종 204만7726대다. 리콜 대상 차량 가운데 국산차는 74개 차종 173만6235대, 수입차는 827개 차종 31만1491대다. 가장 많은 리콜을 기록한 제조사는 기아(111만5447대)였다. 뒤를 이어 현대차(52만2591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1만2819대), 르노코리아차(9만946대), 테슬라코리아(4만1498대) 순이었다.

자동차 리콜 대수는 6년 연속 200만대를 돌파했다. 2017년 241만3446대로 처음 200만대를 넘어선 후 2018년 282만201대, 2019년 216만7534대, 2020년 244만5440대, 2021년 293만2820대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는 7개월 만에 리콜 200만대를 넘어섰다.

배터리를 충전 중인 전기차. 전자신문 DB
배터리를 충전 중인 전기차. 전자신문 DB

리콜 급증은 부품 전장화와 관련이 깊다. 과거 주요 리콜 원인이 '원동기'(동력발생장치)나 '제동장치'이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전자장치' 결함에 따른 리콜 비중이 크게 늘었다. 6년 동안의 장치별 리콜 현황을 보면 전기장치 관련 리콜 대수는 2017년과 2018년 7만대 수준에서 2019년 8만5214대, 2020년 18만7560대, 2021년 73만763대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올해는 7월까지 28만9113대가 전자장치 관련 결함으로 리콜됐다.

보급이 급증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으로 구동하던 부분을 전장화 과정에서 모듈화된 배터리와 모터 등 신규 부품으로 대체하면서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의 전체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 절반에 불과하지만 전장 부품 수는 두 배 이상 많다. 기술 완성도가 100% 확보되지 않은 고전압 배터리는 부분 수리가 어려워서 전량 교체 리콜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 배터리 결함에 따른 화재 위험으로 현대차는 2019년형과 2020년형 '코나 EV'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리콜을 실시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2020년 11월 배터리 제조 결함을 이유로 '쉐보레 볼트 EV' 14만대를 리콜했다. 이들 제조사의 배터리 공급사이던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리콜 비용으로 6900억원, GM 리콜 비용으로 1조4000억원을 공동 지급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은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급발진이나 화재 사고 등에 대한 결함과 소비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