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인공지능 반도체 전망

[ET단상]인공지능 반도체 전망

인공지능 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비스 편의를 누리는 이용자를 위한 반도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고 개발하는 개발자를 위한 반도체로 구분된다.

이용자를 위한 반도체는 애플(Apple)이 2017년 '페이스 ID' 기능(얼굴을 인식하고 분석해서 시선만 돌리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기능)를 선보이기 위해서 자체 반도체 칩에다 인공지능을 엔진에 통합시키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자동차 업체인 테슬라(Tesla)는 '오토파일럿' 기능(주행을 보조하는 기능)을 위해 인공지능 반도체를 차량에 탑재하고 전기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면서 인공지능 반도체는 완제품 업체의 생존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다.

개발자를 위한 반도체는 미국의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10여년 동안 돈독하게 다져 온 쿠다(Cuda) 개발 툴을 기반으로 후발 주자에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그 아성에 도전하고 무너뜨리려는 기업도 있다.

AMD는 FPGA 선두 주자 자일링스(Xilinx)를 인수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 PIM(Processor in Memory)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비메모리인 프로세서 중심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짜인 메모리 중심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공지능이 다양한 산업계로 확산하면서 어떤 종류의 인공지능 반도체가 어느 산업계에 필요한지 분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인공지능이 필요한 산업 분야는 데이터 크기를 기준으로 들여다보면 인공지능 반도체로 입력되는 데이터 크기는 크지만 인공지능 모델의 사이즈는 상대적으로 작은 분야(대표적으로 영상 처리), 반대로 인공지능 반도체로 입력되는 데이터 크기는 작지만 인공지능 모델의 자체 사이즈는 매우 큰 분야(대표적으로 자연어 처리)로 구분할 수 있다.

영상 처리 분야는 높은 전송률로 수신되는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프로세서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의 효용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연어 처리 분야는 입력되는 데이터의 크기는 작지만 인공지능 모델의 자체 사이즈는 크기 때문에 메모리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의 효용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자연어 처리를 위한 인공지능은 언어의 개수뿐만 아니라 음성의 악센트와 텍스트의 언어 뉘앙스로부터 도출되는 감정 표현도 중요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모델 크기가 커진 초거대 AI가 필요하고, 메모리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의 일종인 PIM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영상 분야와 같이 실시간 입력되는 데이터의 크기가 큰 산업 분야에서는 프로세서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주류가 될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국내의 프로세서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으로는 퓨리오사AI, 사피온코리아, 딥엑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모빌리트, 리벨리온 등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스타트 기업 리벨리온은 2021년 6월 17일자로 우리나라 특허청에 '프로세싱 엘리먼트, 이의 동작 방법, 이를 포함하는 가속기' 특허를 출원하고 올해 6월 27일 등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또 다른 국내 스타트 기업 딥엑스는 올해 4월 15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인공 신경망 모델의 커널을 생성할 수 있는 NPU 및 그 방법' 특허에 대한 등록 결정 통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스타트업이 국제 경쟁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당국의 관심과 격려 속에 지식재산권 확보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유상근 지심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sgryu@jeesh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