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소문만 무성했던 멀티폴드·롤러블

두 번 접히는 S-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두 번 접히는 S-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올해도 삼성전자, 애플, 중국 제조사 등은 다양한 신형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싱글힌지와 슈퍼 울트라신글라스(UTG),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등 초격차 기술을 집약한 4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놨다. 애플은 새로운 펀치홀과 안전 기능을 대폭 강화한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했다. 라이트닝 대신 USB-C 포트를 탑재한 아이패드, M2칩을 장착한 아이패드 프로도 베일을 벗었다. 많은 제품들이 올해를 빛냈다. 반면 아쉽게 날개를 펴지 못한 제품들도 있다.

◇한 번으로는 부족해…두 번 접는 태블릿PC 나올까

삼성전자가 내년 폴더블 시리즈에 태블릿PC를 더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4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4', '갤럭시Z플립4' 등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반면 아직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태블릿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8월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폴더블 태블릿을 오는 2023년 공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개발 중으로 알려진 폴더블 태블릿이 어떤 형태로 시장에 나올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내년 폴더블 태블릿이 출시된다면 디스플레이를 두 번 접는 방식이 채택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더블 폴딩' 기술을 채택한 모바일 기기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은 지난해부터 나왔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다수의 특허가 공개되면서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 문서 일부. 사진=WIPO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 문서 일부. 사진=WIPO

앞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를 통해 공개된 삼성전자 특허 속 기기는 메인 디스플레이가 총 세 부분으로 나뉜다.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과 바깥으로 접는 아웃 폴딩 방식이 결합됐다. 두 번 다 접었을 때 노출되는 화면이 그대로 커버 디스플레이가 된다.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스 G'.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스 G'.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또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안쪽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 G'를 선보인 바 있다. 중앙 패널을 중심으로 양쪽이 안쪽으로 접힌다. 완전히 접으면 화면이 드러나지 않는 형태로 폰을 떨어뜨리는 등 각종 충격으로부터 디스플레이를 보호할 수 있다.

◇이제는 익숙한 폴더블…색다른 것 없을까

화면을 돌돌 마는 '롤러블폰' 또한 올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 LG전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며 'LG롤러블' 출시 또한 무산됐다.

롤러블은 일정 방향으로 화면을 확장해 대화면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화면이 부드럽게 슬라이딩되는 방식으로, 기존 폴더블의 단점으로 꼽혔던 화면 주름이 비교적 적다.

삼성전자, 오포, 모토로라 등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롤러블폰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토로라가 지난 11월 공개한 롤러블폰. 레노버 유튜브 영상 갈무리
모토로라가 지난 11월 공개한 롤러블폰. 레노버 유튜브 영상 갈무리

최근 모토로라는 새로운 형태의 롤러볼폰 개념을 실물로 공개하기도 했다. 버튼을 누르면 5인치 화면이 6.5인치까지 커진다. 화면은 옆이 아닌 위아래로 늘어난다. 이 롤러블폰은 아직 시제품 단계로 정식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3월 WIPO를 통해 공개된 삼성전자 특허도 주목할 만하다.

화면을 접는 폴더블에 롤더블을 더했다. 기기를 펼친 뒤 디스플레이를 늘리면 화면을 추가로 확장할 수 있다. 완전히 접은 상태에서는 손바닥만 한 크기가 된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 문서 일부. 사진=WIPO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 문서 일부. 사진=WIPO

삼성전자가 이 같은 특허를 반영한 제품을 상용화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최근 중국 제조사가 삼성전자 폴더블폰과 유사한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또한 혁신적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롤러블폰이 실제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롤러블 기술 자체는 준비된 것 같다"면서도 "제조사가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소비자가 구매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문제"라고 평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