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시장 열린다' LG이노텍, 2메탈 COF 육성

북미 등 글로벌 협력 주목

확장현실(XR) 산업은 올해 큰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그동안 메타와 소니가 이끈 시장에 애플과 삼성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가세해 변화를 예고해서다. 하나증권은 최근 낸 리포트에서 “XR 시장에 애플이 신규 진입을 알려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며 “하드웨어와 콘텐츠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풀이했다.

XR 산업은 이미 부품 업계에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이 15일 XR 기기용 2메탈(Metal) 칩온필름(COF)을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2메탈 COF는 디스플레이와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반도체 패키징용 기판이다.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DDI), 커넥터 등을 실장하는데 쓰인다. 2메탈 COF를 활용하면 TV, 노트북, 모니터, 스마트폰 등 완제품을 만들 때 디스플레이 베젤을 최소화할 수 있다.

LG이노텍 2메탈 COF.
LG이노텍 2메탈 COF.

LG이노텍은 2메탈 COF 분야 1위 회사다. 점유율 40%대로, 스템코와 글로벌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LG이노텍은 그동안 TV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는데, 이제는 XR로 사업 확장을 선언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XR 기기 제조사가 많은 북미, 일본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여러 글로벌 고객사와 제품 개발과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LG이노텍의 진출은 메타, 소니,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가세에 XR 기기 성장이 가시화돼서다. 머리에 착용하는 형태의 XR 기기는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필수다. 기존 디스플레이가 수백 PPI(인치당픽셀수)라면 XR용 디스플레이는 수천 PPI를 지원해야 한다. 눈앞에 디스플레이가 위치하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몰입감과 현실감을 주기 위해 해상도가 훨씬 더 개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초고해상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기 신호가 드나드는 회로가 그 만큼 많아야 한다. 작은 기판에 초미세 회로를 그릴 수 있는 투메탈 COF가 XR 기기에서 중요한 이유다.

메타가 서울대학교와 마련한 XR 체험 공간.<사진=전자신문DB>
메타가 서울대학교와 마련한 XR 체험 공간.<사진=전자신문DB>

LG이노텍은 얇은 필름에 '마이크로 비아 홀'이라는 구멍을 세밀히 가공하고 기판 양면에 초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기술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이노텍 마이크로 비아 홀은 업계 최소 크기인 머리카락의 4분의 1 굵기로 만든다. LG이노텍은 올해 첫 참가한 CES에서 '메타버스존'을 꾸려 XR에 활용될 수 있는 카메라와 기판 기술들을 중점 소개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기판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시장을 선점하고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필름형 기판을 3개 면으로 늘려 더 많은 미세회로를 그릴 수 있도록 '3메탈 COF' 등 선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크로 LED 등 새로운 적용처도 발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길동 기판소재사업부장(전무)은 “50년 기판사업을 이끌어온 기술 역량과 품질을 바탕으로 2메탈 COF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적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XR 시장 열린다' LG이노텍, 2메탈 COF 육성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