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칼럼]사이버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

이상중 구미대 사이버보안연구원장
<이상중 구미대 사이버보안연구원장>

4년간 세계를 괴롭혔던 코로나19가 끝나가고 있다. 동시에 많은 숙제를 남겼는 데,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사이버 공간(Cyberspace) 안전 확보'다.

사이버 공간이란 개념은 1982년 미국 소설가 윌리엄 깁슨에 의해 등장했다. 이후 우리는 그 안에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삶과 문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상호 영향을 끼쳐오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서 인터넷뱅킹, 온라인 회의와 강의 등 제법 익숙해진 사이버 공간에서의 삶은 코로나19로 활용과 적응이 급속도로 빨라졌다. 자연스럽게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의 심각성이 드러나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차트조작에 의해 내가 원하지 않는 음원을 소비하기도 하고 n번방 사건과 같이 무심코 전달한 영상으로 영혼을 파괴하기도 한다. 또 초·중·고교생도 성인물·마약 등을 거리낌 없이 거래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미국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를 위장해 주요국에 파견된 한국 대사의 이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대상으로 피싱 공격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등 국가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

더 이상 사이버 공간 안전을 위한 대책 수립과 정비를 미룰 수는 없다. 현재 사이버 공간은 강의, 회의, 쇼핑 등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철학과 가치관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범죄 예방을 넘어 가짜 지식과 정보도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사이버 공간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윤석열 정부는 5월 20~22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사이버안보 고위급 회의를 열고 고위운영그룹(SSG)을 공식적으로 출범, 사이버 안보 관련한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와 양국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북한 핵·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의 주요 자금원인 불법 가상자산 탈취 차단, 기반 시설 보호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우리는 후속 과제로 위협정보 공유, 훈련 상호 참여, 인력교류 등을 제안했다. 미국은 주요 사이버 안보 정책 및 표준 개발, 주요 국가시스템 보안 강화, 악성 행위자에 의한 네트워크 취약점 제거, 사이버 위협 대응을 위한 제로 트러스트 정책 도입, 암호체계 점검 등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해 나가자고 언급했다. 이렇듯 현대 사회에서는 국가안보에 있어 사이버 공간이 중요해졌다.

일상생활에서 사이버 공간의 안전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미국 유명 정보기술(IT) 기업 95%가 사용하는 다중인증체계(MFA)를 우리도 폭넓게 수용할 필요도 있지만, 이와 같은 단순한 '벤처기업 장려금 지급', '아날로그의 디지털전환' 등 정책만으로는 안 된다. 사이버 공간 인프라 안전 대책을 실질적으로 확립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이는 더 나아가 4차 산업의 국가 경쟁력에 초석이 될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 보안클러스터 모델의 지역거점 확산으로 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사이버 예비군'이라고 할 수 있는 10만 사이버 보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지역 디지털 인재양성 프로그램 가동, 대학·특성화 교육 확대, 지역별 교육센터 설치 등으로 사이버 안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사이버 안전의 컨트롤 타워인 정부는 관련 법령 제정과 각 기관과 협력을 활성화하고 해킹 탐지·차단·추적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또, 국제 사회의 사이버 규범 수립에 적극 참여해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확충해야 한다. 이로써 사이버 공간 안전의 초석을 굳건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중 구미대 사이버보안연구원장 entco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