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ESG 성공 관건은 디지털 기반 '정확한 진단'과 'ESG 현장 데이터 활용'

방수인 SK(주)C&C Digital ESG그룹장
방수인 SK(주)C&C Digital ESG그룹장

최근 디지털 ESG 컨설팅 협의를 위해 안전사고 제로 1000일에 도전하는 국내 강소 제조 기업 공장을 찾았다. 이 회사 대표는 “EU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어 ESG 공시를 대비해야 하는 데, 챙겨야 하는 체크리스트만 수백개에 달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대표의 우려와 달리 공장 시설이나 근로자 근무 모습은 ESG 모범 사례로 판단됐다. 대표에게 “지금 그대로 큰 변화 없이 ESG 데이터만 잘 수집만 하면 되겠다”고 답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ESG 관련 요구 사항들, 그리고 체크리스트들은 보기만해도 숨가빠지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경영과 생산 현장의 데이터에 기초를 두고 있다.

공장 작업자 이동 동선이나 자재 하차를 위한 안정 장소 지정,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그린 구매처 선택도 모두 데이터로 쌓아 분석하면 훌륭한 ESG 경영이 된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ESG 데이터 수집의 첫 출발도 진단이다. 재무정보 공시와는 달리 ESG는 개념도 모호하지만 국내외 ESG 관리 기준이나 지침도 다양해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야 할 지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기업과 몇몇 수출 기업은 별도 컨설팅을 받아 ESG 경영전략을 수립하기도 한다. 중견·중소기업들 중 일부는 대기업과 정부의 공급망 ESG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자신에 맞는 ESG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분석하는 곳은 아직 드물다.

디지털 ESG 컨설팅을 받기에도 부담스럽고 ESG 데이터 관련 빠른 해법이 필요하다면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ESG 진단 만한 것이 없다.

SK㈜ C&C가 1000개 이상 기업에 제공하고 있는 '클릭 ESG(Click ESG)' 진단 플랫폼을 예로 들어보자.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실제 경영과 산업 현장에서 핵심적으로 수집해야 하는 ESG 데이터 가이드를 받을 수 있고, ESG 경영 수준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ESG 지표 관리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기업의 ERP 데이터와 현장 업무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축적하며 관리해야 하는 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원료나 원자재, 부자재 구매부터 생산 관리, 공정 관리, 물류, 품질 등 각 업무별로 확보하고 추적 관리해야 하는 ESG 데이터를 알려주고 자동 수집·분석할 수 있다. 실제로 클릭 ESG를 통해 진단 받은 기업들은 ESG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기업 구성원들이 막연하게 여겼던 ESG 경영에 대한 이해 수준도 크게 높일 수 있어 향후 ESG 개선 과제를 추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SG 경영 진단과 이행은 외부 동종 업종 및 업계의 ESG 통계 정보와의 비교분석을 거치며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 의미가 있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여 현재 경영수준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부족한 부분을 도출해 개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ESG 수준을 객관화할 수 있다.

클릭 ESG를 통해 기업들은 동종 업계 ESG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ESG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량적 ESG 성과 관리 뿐 아니라 ESG 경영 체계 등 정성적인 관리 지표까지도 측정 가능한 수준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쯤 되면 향후 있을 ESG 감사(Audit)의 신뢰를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단을 통해 뽑은 ESG 추진 과제를 추적 관리하고 이행 수준을 평가하고, 이를 공시에 연결시키는 일들 모두 디지털 플랫폼 기반으로 한 번에 진행하면 된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한 우리나라에서 ESG는 우리에게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국내의 디지털 ESG 플랫폼과 솔루션들은 AI와 결합해 현장의 ESG 데이터 수집·분석 부담을 덜어주고 있고, 기후 변화 공시 등 신규 ESG 규제에 대한 대응력도 높여가고 있다.

해당 기업이 포함돼 있는 공급망 내 기업들과 ESG 데이터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기업들이 공동으로 ESG 수준에 대해 진단받고 개선을 위한 활동도 디지털의 도움으로 빠르게 할 수 있다.

디지털 ESG 플랫폼은 무의미한 비용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확보해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수출하는 기업들은 디지털 ESG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로 그 명암이 갈릴 것이다. 일찍부터 디지털 ESG에 기반 ESG 데이터 관리와 경영을 한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성장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분명, 디지털 ESG는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다.

방수인 SK(주)C&C Digital ESG그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