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주니퍼네트웍스를 140억달러(약 18조4400억원)에 인수한다. 세계 기업용 네트워크시장 구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HPE는 시스코·화웨이에 이어 기업 네트워크 시장 3위로 올라서며 인공지능(AI) 시대 네트워크 시장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HPE는 AI 세계와 클라우드 세계를 연결하고, 고객을 위한 추가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주니퍼네트웍스 인수를 결정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HPE는 주니퍼를 통해 '에지 투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HPE는 기업용(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솔루션과 서버, 이더넷 스위치, 라우터 등을 제공한다. 주니퍼는 이더넷 스위치와 라우터, 기업용 무선랜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HPE는 기업에게 클라우드 공간과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더해 즉각적인 초고속·대용량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도록 하는 네트워크를 토털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게 된다. AI 인프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주니퍼는 AI기반 관리시스템(AIOps)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보유했다.
HPE는 주니퍼 인수를 계기로 기업용 네트워크 시장에서 시스코·화웨이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세계 기업용 네트워크 시장점유율은 시스코가 41%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화웨이가 10%로 2위, HPE가 5%로 3위, 노키아가 3.7%로 4위, 주니퍼가 3.5%로 5위를 기록했다. HPE는 주니퍼 인수로 시장점유율 8.5%를 확보, 2위 화웨이 추격 기반을 마련한다.
프리시젼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적인 디지털화 추세가 가속되며 세계 기업용 네트워크 시장은 2021년 516억4158만달러에서 연평균 5.07% 성장해 2027년 694억6692만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HPE는 이같은 성장세를 타고 AI·클라우드·네트워크를 제공, 수익을 2배 성장시킬 것을 기대했다.
양사는 합병후 연간 4억5000만 달러 운영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시장에서도 경쟁구도는 글로벌 시장과 유사하다. HPE와 주니퍼 한국지사는 연계를 강화, 시너지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HPE는 “더 나은 사용자와 운영자 경험을 창출해 고객의 고성능 네트워크 및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