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SK텔레콤 시가총액을 22년만에 추월했다. KT가 통신업계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KT는 지난 24일 마감한 유가증권시장에서 2.96%(1350원) 오른 4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11조84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0.18% 하락한 5만4800원에 거래를 마감한 SK텔레콤 시총(11조7704억원)을 700억원가량 앞섰다.
KT 주가 상승 요인으로는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과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KT는 창사 이래 첫 분기 배당을 도입하고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고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분야에서 전방위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주가를 끌어 올린 요인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는 KT 주식을 542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 전체 종목 중 상위 1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가도 KT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미래에셋 증권은 기존 5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메리츠증권은 기존 5만2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높였다. 노무라 증권은 기존 4만9000만원에서 5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MS와 상호 협력을 통한 시장 공략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전망”이라며 “KT의 인건비 부담이 줄면서 이익 체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서울 광진구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일회성 분양 이익도 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KT 주가는 지난해에만 29.5% 뛰면서 SK텔레콤을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20년만에 최대 주가 상승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6.9% 오르며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KT가 금융, 부동산 사업 비중이 큰 만큼 SK텔레콤과 KT의 시총 비교는 2021년 SKT에서 비통신사업을 인적분할한 SK스퀘어 시총까지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KT 관계자는 “AICT 기업으로 성장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