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벤처기업 경기지수…올해 1Q 침체 국면 더 깊어졌다

'역대 최저' 벤처기업 경기지수…올해 1Q 침체 국면 더 깊어졌다

내수 부진과 자금난 등으로 올해 1분기 벤처기업의 체감 경기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분기에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지만, 뚜렷한 회복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한 전망도 나온다.

3일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지수는 78.6으로 전 분기(85.0)보다 6.4포인트(P) 하락했다. BSI가 8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조사 이래 처음이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전 분기 대비 경기 호전,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하는 지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법인 벤처확인기업 1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1분기 체감 경기 악화의 주된 원인은 내수판매 부진(81.1%)과 자금사정 악화(56.1%)였다.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답한 기업 비율은 전 분기보다 12.7%P나 증가해 유동성 위기를 실감케 했다. 반면 실적이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들은 내수 회복(73.7%)과 기술 경쟁력 강화(23.2%)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78.4)과 서비스업(79.3) 모두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특히 제조업 중에서는 음식료·섬유·비금속(70.5), 기계·자동차·금속(73.3) 업종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비스업에서는 도소매·연구개발(76.2), 정보통신·방송서비스(74.9) 등이 부진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지난해 2분기부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항목별로는 △경영실적(81.4) △자금상황(80.2) △비용지출(86.1) △인력상황(94.5) 전 항목에서 기준치를 하회했다. 특히 국내매출(73.2)은 전 분기보다 10P 하락하면서 벤처기업 시장 대응이 더욱 어려워졌음을 보여줬다.

투자유치 지수(87.6) 역시 소폭 하락했고, 영업비용(85.0)은 전 분기보다 3.3P 줄어든 반면 금융비용(88.5)은 상승했다.

2분기 전망은 다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2분기 전망지수는 96.5로 1분기(88.9)보다 7.6P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기업들은 경기 개선 기대 요인으로 내수 회복(75.8%)과 자금 사정 개선(40.8%) 등을 꼽았지만, 내수 부진(68.3%)과 자금난(45.0%)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제조업 전망지수는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94.9를 기록했고, 서비스업은 98.5로 두 자릿수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소프트웨어·IT기반 서비스 분야는 104.6으로 기준치를 넘겼지만, 도소매·연구개발(98.1), 정보통신·방송서비스(90.1)는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

항목별로는 △경영실적(101.4) △자금상황(97.0) △비용지출(93.5) △인력상황(99.5) 모두 전 분기보다 개선됐다. 특히 국내매출(106.7)과 생산성(106.1)이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1분기 실적지수가 8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벤처업계 침체를 여실히 보여주는 신호”라면서 “2분기에는 다소 나아질 수 있지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기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며, 대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정부와 국회의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