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지구 외계행성 찾았다…천문연 외계행성탐색시스템, 행성 형성 이론 입증

천문연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천문연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그동안 이론적으로 예측됐던 외계행성의 특성을 관측 통계를 통해 입증했다. 행성 형성과 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하면서 후속 연구 성과가 기대된다.

우주항공청은 천문연 국제 공동연구진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관측자료를 활용해 토성보다 먼 궤도로 공전하는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외계행성 'OGLE-2016-BLG-0007Lb'은 지구 질량의 1.3배 정도 되는 슈퍼지구 행성이다.

이 행성은 태양 질량의 0.6배에 해당하는 모성으로부터 약 15억㎞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태양과 지구 간 거리의 약 10배 정도로, 지구로부터는 약 1만 4000광년 떨어져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장주기 슈퍼지구 중 가장 작은 질량을 가지고 있으며, 모성과 행성 사이 거리가 가장 먼 행성으로 공전주기는 약 40년 정도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KMTNet을 활용해 기존 관측시스템으로는 발견이 어려웠던 다수의 장주기 슈퍼지구를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을 아우르는 장주기 외계행성 표본을 구축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발견된 63개 외계행성 표본을 기반으로 통계적인 빈도수를 계산한 결과 행성 빈도수 분포가 슈퍼지구 행성과 목성형 행성에 대응하는 쌍봉 분포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

통계적으로 100개 별 중 슈퍼지구는 약 35개, 목성형 행성은 약 12개로 계산됐으며, 이는 그동안 예측된 대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행성은 일반적으로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과 가스로 이뤄진 목성형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 'OGLE-2016-BLG-0007Lb'의 위치(그래프 내 자주색 별)와 그동안 발견된 외계행성 약 5000여개에 대한 행성 공전주기에 따른 행성/모성 질량비 분포도. (천문연 제공)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 'OGLE-2016-BLG-0007Lb'의 위치(그래프 내 자주색 별)와 그동안 발견된 외계행성 약 5000여개에 대한 행성 공전주기에 따른 행성/모성 질량비 분포도. (천문연 제공)

장주기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될 경우 이들 빈도수 분포는 이른바 쌍봉 분포를 따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관측상 증거는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또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주기 외계행성 중 많은 행성이 지구형 행성일 것이라 예측됐으나, 실제 대부분 목성형 행성이 발견됐다. 이러한 관측 결과는 이론과 불일치로 천문학계 해결 과제로 남았으나, 이번 분석 결과를 통해 장주기 외계행성 중 지구형 행성이 더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KMTNet은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이용해 장주기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시스템이다. 다른 관측 방법들 대비 훨씬 적은 비용으로 지상관측을 통해 지구처럼 작은 질량을 가진 행성을 검출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학계에서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이용해 발견한 외계행성은 약 300여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KMTNet 가동 이후 직접 발견한 외계행성은 총 227개에 이른다.

연구진은 KMTNet을 통해 더 많은 외계행성 표본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정밀한 관측과 분석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연길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이론대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다른 형성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관측적으로 입증하고, 특히 우주에 장주기 슈퍼지구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외계행성은 행성 형성 및 진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