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경기 유니콘' 심었는데, 서울서 '열매'

김동성 전국부 기자.
김동성 전국부 기자.

지난 2월 김동연 경기지사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경기 스타트업 협의회' 출범식에서 5년 내 도내 유니콘 기업 20개 육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임기가 이제 1년 정도 남은 시점에서 과연 얼마나 실현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도는 최근 몇 년간 스타트업 지원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며 판교를 중심으로 혁신기업 생태계 구축에 힘썼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의 지원을 받아 창업한 스타트업이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면 인재 확보, 투자 유치, 네트워크 확대 등을 이유로 서울 강남 등지로 본사를 이전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판교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한 창업자는 “초기 창업 지원책은 충분하지만 기업이 성장했을 때 투자자나 인재들이 판교보다 서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단순히 창업기업 수를 늘리는 것보다 스타트업이 계속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환경과 정주 여건 마련이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결국 유니콘 육성을 위해서는 초기 창업뿐만 아니라 성장과 스케일업 단계에서도 지속 가능한 후속 투자와 지원 정책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더해 우수한 인재가 서울을 떠나 판교에 머물 수 있도록 글로벌 학교 설립, 교통망 개선 등 전방위적 생활 인프라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 실패를 '성장의 자산'으로 인정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문화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업 실패를 경력 단절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는 사회적 인식 전환과 실질적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남은 1년 동안 김 지사가 주력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20개 유니콘'이라는 숫자 목표보다 스타트업이 판교에 머물며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결국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서울로 떠나지 않고 머물고 싶은 스타트업이 많아지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유니콘은 그런 생태계 위에서야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