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아시아 폭염 지역별 두 유형 규명…기온+습도 복합효과 최초 정량 분석

온도기반 폭염과 습구온도기반 폭염의 비교.
온도기반 폭염과 습구온도기반 폭염의 비교.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윤진호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세계 전역에서 폭염이 빈번해지는 가운데 아시아 대륙에서는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의 폭염이 나타난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이 아시아 전역의 폭염 현상을 기후 유형별로 정밀 분석한 결과, 한반도를 포함한 몬순 지역에서는 고온과 높은 습도가 결합된 '습한 폭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중앙아시아 등 건조 지역에서는 습도가 낮은 '건조 폭염'이 강화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전역의 폭염을 기온과 습도의 복합 효과까지 정량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대륙 단위 분석이다.

연구팀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고해상도 대기 재분석 자료(ERA5)를 활용해 1973~2023년 약 50년간의 아시아 여름철(6~8월) 기후 데이터를 정밀 검토했다. 특히 '일 최고기온'뿐 아니라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한 습구온도를 통해 인체가 실제로 느끼는 열 스트레스 변화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몬순 지역인 남·동남아시아, 남중국 등에서는 최근 10여 년 동안 습한 폭염 발생일이 연평균 1.95일 늘었으며 일반 폭염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폭염은 땀의 증발을 억제해 체온 조절을 어렵게 하고, 노동 생산성과 건강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면 중앙아시아·서아시아 등 건조 지역에서는 수분 공급이 제한된 환경 탓에 주로 기온만 치솟는 건조 폭염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10여 년간 건조 폭염 발생일이 연평균 2.05일 증가했으며, 이는 지역 내 수분 부족과 약한 수증기 수렴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몬순 지역에서는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높아 인체의 생리적 한계를 넘어설 위험이 커져 보건·노동 분야의 안전망 강화와 취약계층 보호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 반면, 건조 지역은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농업 생산성과 수자원 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초점을 맞춘 기후 적응 전략이 필요하다.

윤진호 교수는 “같은 온도 상승이라도 지역의 기후 특성에 따라 폭염의 양상이 달라진다”며 “아시아의 폭염 양상은 지역적 특성이 매우 뚜렷한 만큼, 몬순 지역과 건조 지역을 구분해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를 간과하면 특정 지역에서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새로운 기후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